어제의 일과 오늘의 일은 '인과'로 연결 혼란스러운 나라안 참된 참회만이 해법 극락 갈 인격 갖추는 것이 종교의 본질

부처님께서 많은 제자들과 함께 수행하고 있는 자리에서 한 제자가 "전생에 어디에서 어떤 인연으로 살다가 이 세상에 왔으며 또한 다음 생애에는 무슨 인연을 만나 어디에 태어날지 궁금합니다. 부처님 같은 성인은 아시겠지요"라고 부처님께 물었다.

사실 이 질문은 이 제자만이 해당 되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 인생(人生) 모두의 질문이며 풀 수 없는 의문인지도 모른다.

부처님께서는 제자의 질문에 "이번 생에 네가 지금 받고 살고 있는 것들이 모두 전생의 결과 이니라(욕지전생사금생수자시·欲知前生事今生受者是)"고 말했다. 또 "내세에 어디에서 무엇이 되어 태어날지 궁금하다 했는데, 이번 생에 네가 지금 살고 있는 그 모습 그대로 다음 생에 모습이니라(욕지래생사금생작자시·欲知來生事今生作者是)"고 말했다.

이는 전생의 일과 이번 생의 일, 다가올 내생의 일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다 연결되어 살아가듯 혹은 물이 연속으로 흐르듯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어제의 내 모습이 오늘이요 또한 내일의 내 모습인 것이다.

지금 나라가 매우 어지러운 것 같다. 부처님처럼 답은 간단하다. 이 모든 원인은 갑자기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일이 오기까지의 원인을 지어 놓은 결과이다. 누구 때문이 아니다.

자신을 돌아보고 사실대로 고백하고 참회할 때만이 이 문제는 해결 되는 것이다. 내 양심에 비추어 사실대로 고할 때만이 해결 된다고 생각한다. 나라와 국민이 겪은 상처가 너무 크다.

부처님을 많이 도운 빈바사라왕 부인 위제휘 왕비가 있었다. 아들 아사세왕이 부왕을 미워해 감옥에 가둬 굶겨 죽였다.

어머니마저 죽이려고 했을 때 신하들이 반대하여 죽이지는 않고 감옥에 가두었다. 위제휘 부인이 부처님 뵙기를 청해 부처님께서 직접 감옥에 가셨다. 그때 부인이 너무 고통스럽고 괴로우니 좋은 세상을 안내해 달라고 했다.

그때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이 유명한 인과응보(因果應報)라 했다. 괴로움의 고통을 받게 된 원인에 의하여 그 결과가 있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위제휘 부인에게 가장 살기 좋은 세계가 있으니 그 세상이 바로 극락세계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면 그 세상이 얼마나 좋을까. 땅은 전부 황금으로 되어 있고 나무는 전부 보배가 주렁주렁 열려있으며, 그 나무에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전부 부처님 법문이고 배가 고프면 저절로 맛있는 음식이 나타난다.

그런데 여기에 태어나려면 조건이 있다. 마음이 청정하게 맑아 정토가 되어 있어야(유심정토·唯心淨土) 한다. 또 내 마음이 부처와 같은 심성이 되어 있어야(자성미타·自性彌陀) 한다고 했다.

옳은 말이다. 내 자신이 그곳에 갈 마음의 자세가 되지 않고 그곳에 갈려고 하는 것은 욕심이다. 종교의 근본 목적은 천당 가자, 극락 가자가 아니라 그곳에 갈 수 있는 덕목을 갖추게 지도와 인도하는데 있다고 본다. 절대자가 누구를 그곳에 들어다 놓는다 할지라도 기후 환경이 맞지 않으면 병들어 죽는 짐승이나 식물처럼 결국 적응하지 못하고 오히려 불편한 자리가 되고 말 것이다.

갈 수 있는 인격이 됐다면 그곳에 가지 않아도 이미 그 자리는 천당 극락이 되어 있는 것이다. 최종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행복이다. 사람마다 행복의 목적이 다르겠지만 어떠한 행복이라도 결국은 내 마음이 평안해야 행복 할 수 있다고 본다.

그것은 현실에 만족 할 줄 아는데 있는 것이다. 나와 같이 있는 모든 것들이 소중하고 귀한 줄 알 때만이 행복은 찾아오는 것이다. 내 행복은 어디 있을까 밖으로 아무리 찾아봐도 내 안에 있는 소중함은 찾을 수가 없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마지막 총론의 결집인 법화경에서도 장자의 아들이 집을 잃고 거리에서 거지 생활을 하고 있는 대목이 있다. 장자가 혹시나 해 아들의 몸에 귀한 보석을 채워 놓았다. 아들이 귀한 보석을 몸에 갖고 있으면서도 거지생활 한 것을 부처님은 비유로 우리 중생은 각자가 불성을 간직하고 있지만 탐욕의 불씨에 나 자신을 망각하고 고통의 세계에 윤회 한다고 했다.

내 마음의 문을 열고 남을 배려하고 물건도 사람도 네가 있어 내가 행복하다는 하심의 마음이 있다면 세상은 더욱 아름다워 질것이며, 자기의 고집과 아집으로부터 벗어날 때만이 더불어 좋은 행복의 길로 정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중하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계룡산 신원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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