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2017 : 적당한 불편 김용섭 지음·부키·384쪽·1만6000원

미국 뉴욕에서 수제 버거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쉐이크쉑(쉑쉑버거)의 국내 1호점이 지난 여름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문을 열었다. 그 어느 해보다 푹푹 찌는 날씨가 이어졌음에도 쉑쉑버거를 맛보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었고, 1시간이 넘는 대기시간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물론 이런 모습들이 낯선 풍경은 아니다. 누구나 가 보고 싶어 하고, 경험하고 싶어 하는 `핫 플레이스`에 가면 엄청난 인파와 길게 늘어선 줄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중요한 건 이렇게 넘치는 인파 속에서도 요즘 사람들은 그다지 불편한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오히려 오랜 기다림 끝에 트렌드에 맞는, 소위 `핫`한 경험을 한 일을 자신의 SNS에 올려 인증하고 공유하기를 좋아한다.

약간의 불편을 겪긴 했지만, 그것이 자신의 경험을 더 가치 있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라이프 트렌드 2017- 적당한 불편`은 다가오는 2017년에 주목해야 할 `열두 사람`을 중심으로 새로운 흐름을 받아들인 이들과 이들을 중심으로 형성될 `뉴 노멀`의 시대를 조망하고 있다.

보통 `불편`에는 부정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지만, 여기에 `감수할 만큼 적당한`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얘기가 달라지는데, 이는 감수해야 할 불편의 크기보다 이를 통해 얻게 되는 경험의 가치가 더 높으면 기꺼이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취향과 라이프 스타일을 좀 더 멋지고 세련돼 보이게 만든다는 의식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받아들이는 걸 넘어 적극적으로 불편한 경험을 찾아다니는 모습을 주위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제는 사람들이 무조건 빨리빨리 쉽게 얻는 것보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남다른 의미와 가치를 안겨 주는 걸 선호하는 시대이며 이런 경향은 일상의 문화와 라이프 스타일은 물론이고 소비와 비즈니스에 이르기까지 전 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적당한 불편`을 받아들이는 이들의 욕망을 포착하는 것이 `2017년 라이프 트렌드`의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것은 라이프 트렌드에 대한 `답안`이 아니라 트렌드를 읽기 위한 `질문`에 가깝다. 문제의식을 가지고 질문을 던지는 일이 중요한 까닭은 `트렌드`라는 것이 살아 있는 생명체와도 같기 때문이다.

진정한 트렌드 세터(trend-setter)가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어떤 변화가 도래할지, 그 변화가 컬처, 라이프 스타일, 소비, 비즈니스에서 어떤 일들을 만들어 낼지 스스로 질문해 봐야 할 것이다. 박영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