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표면 지질층 퇴화 원인 '마이봄선' 관리·예방 중요

이재림 소중한빛안과 원장
이재림 소중한빛안과 원장
요즘 들어 고지방 다이어트가 열풍이라고 한다. 그동안 비만의 주원인이라고 배척받던 지방이 오히려 체중을 조절해 주는 반가운 존재가 된 듯하다. 잘 팔리지 않던 버터가 엄청난 인기를 얻어 품절이 되기도 한다는데, 뜻밖에도 지방의 인기는 안과에서도 새롭게 나타나고 있다

안구건조증은 눈물 생성이 부족하거나 눈물막이 정상보다 빠르게 소멸돼 불안정하게 되고, 이에 따라 이물감이나 불편감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우리 눈의 눈물은 뮤신층, 수질층, 지방층의 세 개의 층으로 나눠져 있다. 그중 가장 바깥에 있는 눈의 기름 층이 건조증의 원인으로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수분이 증발하지 않도록 지켜주는 것이 기름층, 바로 지방의 역할인 것이다. 안과에서도 지방의 역할이 중요하게 된 것이다.

이전에는 안구건조증의 원인을 노화나 염증으로 인한 눈물의 부족으로 생각해 왔다. 눈물을 보충해 주거나 눈물길을 일시적, 혹은 영구적으로 막아 눈물량을 유지시켜주고 염증치료제를 사용하는 방법으로 건조증을 치료하고자 했으나 효과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았고 여전히 환자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곤 했다. 안구건조증으로 병원을 가면 대부분 인공눈물 및 항염증제를 처방받아 오는 정도가 치료의 전부였던 시절이 있었다.

최근에 학자들은 눈물이 지나치게 빨리 마르는 것이 건조증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눈 표면의 지방막인 지질층이 약해져서 눈물을 잘 지켜주지 못하기 때문에 눈이 건조한 것이다. 눈꺼풀에 있는 마이봄샘에서 흘러나오는 지방, 즉 기름층이 눈물층 위를 부드럽게 코팅해 주면 눈물이 증발되지 않으면서 눈의 수분을 지켜준다.

완전히 기능을 상실해 퇴화된 마이봄선은 되살릴 방법이 없다. 심한 안구건조증의 경우 치료가 어려운 것은 마이봄선이 완전히 퇴화됐기 때문인데, 이 경우는 아무리 눈물을 쏟아 부어도 눈의 수분을 유지할 수 없다.

마이봄선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예방적으로 미리 관리를 해주는 것은 안구건조증의 매우 중요한 치료방법이다. 최근에는 광학 단층 촬영기술을 이용하여 마이봄선이 어느 정도까지 기능하고 있는 지를 측정할 수 있는 진단기기가 개발돼 건조증의 진단과 치료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리피뷰(Lipiview)라는 진단기기는 간편한 검사로 안구 표면의 지질층의 두께 ,마이봄선의 퇴화정도와 눈의 깜박임 습관을 모두 검사해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다. 마이봄선이 막히지 않아 깨끗한 기름층이 눈물을 보호할 수 있게 해주면 건조증은 확연하게 개선된다. 기름층이 눈물의 증발을 막아주면서 매끄럽게 눈을 코팅해 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속적으로 마이봄선의 관리를 받는 환자들은 따끔거림, 건조함, 과도한 눈물 분비 등의 증상이 줄어들어 편안해졌다고 이야기 한다.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마이봄선의 관리로 안구건조증은 새로운 치료의 단계를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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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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