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식 탈피 현장 체험학습 등 꿈·끼 키우는 수업모델 찾아야

충남형 자유학기제는 `마중물 자유학기제`다. `마중물` 수식어를 붙인 이유는 자유학기제가 중학교 나아가 대한민국 공교육 정상화의 마중물로 역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아산의 모 여중 1학년 학생 전부와 강당에서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학생들의 밝은 표정과 목소리에서 자유학기제가 행복교육을 만드는 데 일조 하고 있음을 확인한 바 있다. 이처럼 자유학기제는 행복교육을 만들어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마중물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자유학기제와 연계하여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아래와 같은 정책을 국가 차원에서 시급히 마련하고 방향을 명확히 제시해 줄 필요가 있다.

첫째, 교육과정이 교과목 지식을 넘어 학생들에게 미래를 살아갈 힘을 길러주는 역량 중심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 교과서에 수록된 지식을 모두 가르쳐야만 하는 지금의 교육과정에서는 교사는 교과서를 전부 가르쳐야 하는 부담을 가질 수뿐이 없고, 2학년·3학년 수업은 전통적 방식인 강의식, 전달식 수업을 할 수 뿐이 없기 때문이다. 자유학기제에서는 자료 찾고 토론하고 글을 쓰다가 다시금 강의식, 전달식 수업을 들어야 하는 학생을 생각해보면 교육과정 수정은 그 당위성이 인정될 것이다. 내용에 대한 부담은 줄여주고, 핵심역량은 키워주는 그러한 교육과정을 점차적으로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둘째, 교사의 교육과정 편성·운영 역량을 키워주고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 자유학기제에서 교사가 힘든 이유는 교육과정(내용)을 재구성하고, 토론식·프로젝트 식 등 수업 방식을 다양화하며, 학생의 성장·발달을 위한 평가를 진행하고, 나아가 평가 결과를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하는데 필요한 역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사의 교과목별 학습모임이나 학습공동체를 수업혁신을 위해 활성화해야 하고, 중학교 1학년 교사만이 아닌 중학교 교사 모두가 수업혁신을 위한 노력을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대학교의 교사 양성 단계에서부터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에 요구되는 역량을 키우는 역량 중심 교원 양성 체제가 만들어져야 한다. 양성 단계에서 이러한 능력이 길러져야만 임용된 이후 연수를 통해서 역량을 더욱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교육과정과 교과서 개발 과정에서부터 수업에 필요한 교수·학습자료 개발, 수업과 평가 모델 개발 등도 함께 이뤄질 필요가 있다.

셋째, 자유학기제 특징 중의 하나가 학생에게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고, 꿈과 끼를 찾는 계기를 만드는 데 있다. 하지만 중학교 1학년 단계에서의 진로 고민은 한계가 있기에 2학년 이후에도 진로교육과 진로지도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 진로교육법이 2016년부터 시행되었고, `진로체험 교육과정 편성`, `진로교육집중학년학기제`, `진로체험기관 인증시스템`이 규정되었기에, 국가는 이러한 제도를 학교가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할 것이다. 나아가 `견학에서 체험으로, 실습으로`에 이르는 과정을 국가적으로 제도화해줘야 한다. 그래야만 학생의 "자아인식, 진로인식, 진로탐색, 진로선택" 역시 체계화될 것이다. 관련하여 중학교에서의 진로지도의 현실적 귀결은 학생의 고등학교 선택이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진로지도와 진학지도가 결합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즉, 중학교 전 학년에 걸쳐 키운 꿈과 끼를 토대로 고등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렇기에 중학교의 진로체험에서는 고등학교와 대학교의 다양한 학과를 체험해보고 이해하는 것이 직업체험 이상으로 더 중요해진다.

마지막으로 고등학교에서 진로집중과정이나 중점학교와 같은 진로 친화적인 학사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고등학교의 선택교육과정이 살아날 수 있다. 따라서 정부가 지난 4월 발표한 "고교 맞춤형 교육 활성화 계획"이 내실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 대학의 교육시스템 역시 고등학교처럼 학생의 꿈과 끼를 연속적으로 키워나갈 수 있는 방향으로 입시에서부터 학사구조 전반에 걸쳐 개편될 필요가 있다. 특히 선취업-후진학과 평생교육시스템 구축이 긴요하다.

충남의 마중물 자유학기제는 "전환학기-자유학기·연계학기"로 구성되어 있다. 전환학기에서 자유학기제를 준비하고, 연계학기에서는 꿈과 끼를 계속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충남교육청도 충남의 자유학기제가 공교육 정상화의 마중물로 기능하도록 계속 노력할 계획이다.

한 가지 더, 노동시장도 학력·학벌이 아닌 학생의 꿈과 끼, 꿈과 끼를 위한 학생의 노력이 고려되도록 제도와 관행이 혁신적으로 개편되었으면 한다. 그래야 무조건적인 대학 진학, 불필요한 스펙 추구, 전공 불문하고 대기업과 공무원 입사시험 준비를 하는 지금의 관행·문화 역시 개선된다. 자유학기제를 시작으로 공교육 정상화가 이뤄지고, 노동시장도 함께 변화된다면 우리나라도 능력중심사회로 한걸음 더 전진할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김환식 충남교육청 부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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