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판매 부진·파업 여파 매출 반토막… 지역업체 부도 속출

디스플레이 산업과 함께 충남의 경제성장을 견인한 자동차 업계가 매출 감소에 울상이다. 아산, 천안의 자동차부품제조사 부도도 속출하고 있다.

금융결제원은 아산 인주지방산업단지 입주기업인 한국분말야금(주)(대표 송광호)을 지난 5일 부도업체(당좌거래정지)로 공시했다. 1967년 7월 설립한 한국분말야금은 금속가루의 제조 및 금속 가루 압축과 소결에 의한 금속제품 제조 기술인 분말야금 분야의 국내 대표 기업이다. 1979년 일찌감치 자동차부품업체로 지정됐고 2003년 수출 3백만 불, 2011년 천만불 수출탑도 수상했다. 현대·기아, GM코리아, 르노삼성자동차 등이 주거래처이다.

결산자료에 따르면 임직원 160명이 근무하는 한국분말야금은 지난해 매출 413억 원을 달성했다. 2015년 당기순이익도 3억 9000여만 원으로 적자를 모면했지만 자동차 업계 침체와 내부 사정 등이 겹쳐 부도가 발생했다. 한국분말야금은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분말야금은 1998년 IMF사태 때도 위기로 워크아웃 절차를 밟았지만 3년 만에 조기 졸업했다.

부도 소식에 한국분말야금 노동자들은 불안감을 토로했다. 금속노조 장인호 한국분말야금지회장은 "예전에 임직원이 250여 명에 달했지만 수익성 악화 등 회사가 어려워지자 퇴직자가 이어지고 충원은 되지 않아 노동여건이 좋지 않다"며 "상여금도 절반만 지급되는 등 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 아산의 자동차부품제조사 부도는 올해 한국분말야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 천안시 성환읍의 자동차부품제조사 한 곳이 부도가 났다. 업계에서는 천안, 아산 자동차부품제조사들의 부도 행진이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하다.

아산의 한 자동차부품제조사 대표는 "현대차 판매부진이 심각하고 파업 여파까지 겹쳐 매출이 삼분의 일 이상이 줄거나 반토막 난 자동차부품제조사들이 적지 않다"며 "거래처가 다변화된 부품제조사들은 사정이 조금 낫지만 특정 대기업 납품이 주종인 부품제조사들은 존폐를 걱정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천안의 또 다른 자동차부품제조사 대표는 "기업 생존을 위해 대기업 의존도를 낮추고 해외 판로를 개척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으로 어려운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라며 "자동차부품산업은 지역의 고용효과가 매우 크지만 충남도나 지자체의 산업정책이 단편적인 점도 아쉽다"고 한숨을 쉬었다. 윤평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