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위협하고 범죄에 이용될 수 있는 사제 총기 제작방법이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인터넷 사이트엔 사제 총기나 폭발물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글이나 영상이 수도 없이 떠돌아다니고 있다. 이를 통하면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누구나 재료를 구해 손쉽게 만들 수 있을 정도다. 마음 먹기에 따라 범죄에 악용할 수 있는 무기가 되는 셈이다. 불법으로 만들어진 사제 총기의 위력 역시 생각보다 훨씬 위험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관련 사이트를 폐쇄하거나 차단하는 등의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범인이 직접 만든 사제 총으로 경찰까지 살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터지면서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에서 출동한 경찰을 숨지게 한 40대 범인도 사제 총기 제작방법을 유튜브에서 배웠다고 밝혔다. 범행당시 범인은 나무토막에 쇠파이프를 감은 형태의 목제 총기를 무려 16정이나 가지고 있었다. 모양은 조잡하기 그지없었지만 그 위력만큼은 가공할 만했다. 동영상을 보고 만든 사제 총이 결국은 경찰관의 목숨을 앗아 갔다. 사제 총이 문제가 된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지난달 경기도 양주에서 50대가 직접 만든 사제 총으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다. 2003년엔 강원도 평창에서 60대가 내연녀 살해 목적으로 만들었다 적발됐는가 하면 대구에선 정신이상 증세 30대가 사제 총을 난사해 경찰 등이 다치기도 했다. 이 모두가 스스로 총기를 제작해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총기 유통과 소지가 어려운 국내 상황이지만 사제 총기 제작은 무방비나 다름없다고 할 수 있다.

인터넷 사이트가 사제 총기류 제작의 온상이 되고 있지만 정작 단속은 쉽지가 않다. 동영상 수가 워낙 많은데다 외국에서 합법적으로 운영되다보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손 놓고 나 몰라라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법을 고쳐서라도 음란물이나 마약 등 유해사이트와 마찬가지로 폐쇄를 해야 마땅하다. 그렇지 못하면 검색을 하지 못하게 차단이라도 해야 한다. 총기 안전지대로 분류되고 있는 우리나라에 사제 총기가 난무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