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올해 안에 세종시에 국회분원 설치를 위한 국회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제2대 후반기 세종시의회를 이끌고 있는 고준일<사진> 세종시의회의장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원대한 비전 속에 출범한 세종시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부처만 이전하는 바람에 커다란 행정비효율을 낳고 말았다"면서 세종시 국회분원 설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취임 100일을 맞아 고 의장으로부터 지역현안과 의회 운영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제2대 후반기 세종시의회 출범 후 100일을 맞은 소감은.

"먼저 지난 100일간 세종시의회를 믿고 성원해주신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출범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0일이 되었다. 그동안 각계각층의 시민을 만나고 시정의 구석구석을 살피면서 임시회와 정례회 회기를 운영하느라 정말 바쁜 시간을 보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돌이켜보면 고심 끝에 원구성을 무사히 마쳤고 새로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을 중심으로 의회의 기틀을 다지는데 주력한 것 같다. 앞으로 몇 가지 비전을 가지고 의정방향을 새롭게 설정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시민행복을 위한 민생의회로 만들어 나갈 생각이다. 한층 성숙된 자세로 시민의 뜻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나가면서 상식과 기본에 충실한 민생의회를 지향할 것이다. 그리고 원칙이 바로서고 우선시 되는 정의로운 의회로 바로서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반칙과 특권을 지양하고 법치와 인권이 존중받는 바탕 위에서 더 낳은 미래와 행복도시 세종을 설계하는데 앞장서겠다. 마지막으로, 의장으로서 소임을 다하기 위해 소통과 협의를 중시한다. 소통과 협의는 곧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말이다. 민의의 전당, 풀뿌리 민주주의의 상징인 우리 의회에서 가장 우선시해야 할 덕목이 아닌가 하는 생각한다. 이를 위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의 간담회를 정례화하고 의원들을 보좌하는 사무처 직원들과도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 24만여 세종시민들도 앞으로 새롭게 변하고, 열심히 일하는 세종시의회를 지켜보고, 많은 관심과 협조를 당부한다."

- 세종시의회 신청사 건립이 늦어지고 있는데 언제쯤 이전할 예정인가.

"당초 의회동 신축에 따른 국비예산 90억 원으로 지상 4층을 건축할 예정이었으나 이는 기초시의회 수준의 청사면적으로 향후 의원 수 확대 등의 문제가 있었다. 결국 시 예산을 확보해 2개 층을 증축하기로 결정하고 공사가 진행 중에 있다. 이에 따라 공사기간이 길어지면서 올해 12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신청사 이전은 준공과 함께 인테리어와 리모델링을 시작해 내년 1월 말로 계획돼 있다. 따라서 부득이하게 발생되는 행정 비효율을 줄이기 위해 집행부와 함께 노력하고 있다. 세종시 신청사에는 현재 의원들이 집무를 볼 수 있도록 의정 회의실을 마련했고 시청이전 후 상임위원회 회의를 세종시청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바 있다. 최대한 이전시기를 앞당긴 만큼 시민 여러분을 위한 의정활동에 차질이 없도록 더욱 노력해 나갈 생각이다."

- 국회분원의 세종시 설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지난 2012년 7월 역사적인 출범을 한 세종특별자치시는 올해까지 정부부처 4단계 이전을 마무리하면서 정부세종청사 시대를 열었다. 정부부처 공무원들이 국회 출석문제로 발생하는 시간과 예산낭비 그리고 행정력 누수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것은 단순히 기관의 비효율이 아니다. 국가의 비효율이기 때문에 중요하고 또 반드시 상식선에서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8월, 저를 비롯한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이 뜻을 모아 국회의장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국가균형발전과 국정운영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국회분원 세종시 설치가 시급함에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 올해 안에 세종시에 국회분원 설치를 위한 국회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나갈 생각이다."

- 최근 김영란법과 관련해 세종시 요식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저 또한 세종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세종시 요식업 등 자영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처한 어려움에 공감하고 있다. 지난 9월 28일부터 시행된 김영란 법은 우리의 경제와 산업, 접대문화 등 사회 전반의 일대 변혁을 불러오고 있다. 사실상 모든 국민이 적용대상이 되다보니 시행초기 상당한 혼란이 불가피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공직사회에서 외부인과의 식사 뿐 아니라 민원인 접촉 기피현상이나 사회적 소통 단절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공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세종시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마냥 두려워하거나 과도하게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입법 취지에 보면 `공직자 등에 대한 부정청탁 및 공직자 등의 금품 등의 수수를 금지함으로써 공직자 등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고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세종시와 정부부처 공직자가 이러한 입법취지를 인식하시고 법의 테두리 내에서 지나치게 몸을 사리기보다는 건전한 외식문화와 시민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 주시기를 당부한다."

- 마지막으로 세종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세종시의회는 시민들에게 항상 열려있으며 작은 목소리도 크게 듣는 의회가 되도록 의원들 모두가 낮은 자세로 시민을 섬기겠다. 아울러 지방자치의 성공은 시민들의 성원과 참여에 달려있는 만큼 시민과 시와 의회가 함께 호흡하고 소통할 때 우리 세종시는 시민이 행복하고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시의회도 시민의 충실한 대변자로서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정책에 담아낼 수 있도록 어느 한 분야에 치우침이 없이 균형 있고 열린 의정활동을 전개해 나가겠다. 시민 여러분의 변함없는 성원과 많은 참여를 부탁한다." 오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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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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