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의 출입문과 스크린도어 사망사고는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 2014년 9월 80대 할머니가 전동차문에 끼여 끌려가 사망한 적이 있다. 지난 5월엔 구의역에서 정비작업을 하던 용역업체 직원이 전동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숨졌다. 2013년 이후 승객과 작업자 등 6명이 스크린도어 사고로 안타가운 목숨을 잃었다. 올해 들어서만 3명이나 된다. 서울시는 구의역 사고이후 지하철 1-8호선 245개 역에 대한 스크린도어 전수조사까지 벌였지만 이번 참사를 막지는 못했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그동안 투자해온 시간과 노력이 허사가 된 셈이다. 기관사가 내려서 확인을 했거나 스크린도어의 센서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였다. 결국은 설마 하는 안전불감증이 초래한 비극이나 마찬가지다.
이번 사고는 서울도시철도와 서울메트로가 파업을 예고해 놓은 어수선한 상황에서 벌어졌다. 안전의식이나 집중력이 그만큼 소홀해질 수도 있는 일이다.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사고는 다름 아닌 인재(人災)다. 바꾸어 말해 주의를 조금만 더 기울였다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사고와 관련해 과실여부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운행시스템이나 기계적인 문제는 없었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유사한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책임자에 대한 징계나 처벌도 외면해선 안 된다. 인명을 앗아가는 참사는 사소한 부주의나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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