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주말마다 지인들의 결혼식으로 스케줄이 꽉 차 있다. 몇 해 전 불투명한 진로 때문에 상담을 요청했던 제자가 어엿한 청년이 되어 청첩장을 들고 찾아왔다. "교수님, 막상 결혼을 한다니까 설레이기도 하고 뭔지 모를 걱정도 생기네요. 저에게 해주실 말씀 없으세요?"라고 물었다.

두 가지를 이야기 해줬다. 첫 번째는 결혼생활을 시작하며 절대 당황하지 말아야 할 점은 누구에게나 이혼의 위기가 몇 차례 찾아온다는 점이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위기이니 경직되지 말고 유연하게 잘 극복해야 한다는 점이다.

로버트 스틴버그는 사랑의 세가지 요소를 친밀함, 열정, 헌신이라고 말했다. 이 세가지 요소에 기초해서 7개의 사랑방정식을 만들었다. 헌신은 하지만 친밀함과 열정이 없는 `공허한 사랑`, 폭풍우가 몰아치듯 정신없이 진행되다 잦아드는 `어리석은 사랑`, 열정과 헌신이 없는 친밀한 우정 관계를 특징으로 하는 `좋아하는 사랑`, 헌신은 전혀 없고 열정과 친밀함이 가득한 `낭만적 사랑`, 열정만 가득하고 친밀함과 헌신이 빠져 있는 `미친 사랑`, 친밀함과 헌신을 수반하지만 열정이 부족한 `우애적 사랑`, 친밀함·열정·헌신이 완벽하게 혼합된 `완전한 사랑`이 있다. 나는 어떤 사랑을 하고 있는가?

예비 신랑에게 사랑의 의미를 알고, 내 부인이 하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이해할 수 있어야 인생의 소중한 동반자로서 좋은 인연을 맺어갈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해줬다. 두 번째는 자녀를 많이 사랑해 주고, 어린시절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주는 좋은 부모가 되라는 점이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 1938년부터 20대 젊은이 268명이 90대 노인이 되기까지(혹은 죽을 때까지) 그들의 삶과 건강을 75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연구결과를 `행복의 비밀`이라는 책에 담았다. 성공적인 삶을 위해서는 어린 시절의 경제적 풍요나 사회적 특권이 아니라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경험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는 사랑받고 자란 아이보다 70세에 심각한 우울증을 경험한 비율이 8배 높았고, 어린시절 어머니와 따뜻한 관계를 갖지 못한 사람일수록 노년기에 치매에 걸릴 비율이 높았다. 또한 아버지와 관계가 좋지 않았던 사람일수록 결혼 생활이 불행했다. 이제 첫 출발을 하는 모든 새내기 부부들이 먼 미래에 행복한 노년기를 맞이하길 기원해본다.

중부대 원격대학원 교육상담심리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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