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story 우리아이 독서습관 길러주기

"오늘의 저를 있게 한 것은 하버드대학교 졸업장이 아니라 어머니께서 가르쳐준 독서습관입니다."

MS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Bill Gates)의 말이다. 독서습관은 성공의 열쇠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일본 소프트뱅크 창업자 손정의,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 오바마 대통령 등 시대를 대표하는 위인들은 모두 지독한 책벌레들이다.

독서의 효과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지난해 발표한 '신문·독서 읽기와 학업 성취도 및 취업' 연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4년 고교 3학생이었던 4000명을 11년 동안 추적한 결과, 고등학교 때 교양서적과 문학서적을 11권 이상 읽었다고 응답한 학생 44%가 대기업과 공기업 등 이른바 '괜찮은 일자리'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 권도 읽지 않은 학생들의 취업 비율보다 20% 포인트 높았다. 독서량은 또 임금 격차로 연결됐다. 두 그룹의 월 평균 임금은 16만 원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연봉으로 계산하면 200만 원 정도 차이가 나는 셈이다. 물론 책을 읽은 쪽이 높았다.

독서는 습관이다. 부모들의 욕심과 달리 습관이 들지 않은 아이에게 강요할 수는 없는 게 '책읽기'다. 자녀들에게 제 때, 제대로 책을 읽히는 방법을 리딩엠 대전둔산센터 주정봉 원장과 장원교육연구소 박은경 연구3팀장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자기주도학습의 출발, 입시의 시작 '독서'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 향상과 충실한 학교생활의 기본 바탕은 책읽기와 글쓰기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인문과 과학 분야의 해박한 지식을 골고루 섭렵하기 위해서는 독서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특히 평생을 좌우할 학습능력의 기초가 완성되는 초등학생과 중등생의 경우 제대로 된 독서활동과 글쓰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학습능력을 강화하고 인성 함양에도 기여하는 독서는 교과서가 전부가 아닌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그 진가를 어김없이 발휘한다. 독서를 통해 배경지식이 강화되고 어휘력이 탄탄해진 수험생은 속독 속해가 필수인 국어와 영어에서 발군의 기량을 발휘한다.

또 서울대 등 많은 대학들이 비중을 늘리고 있는 학교생활기록부 종합전형에서 특히 강조되는 활동이 바로 독서다. 전공 적합성이나 지원목적을 평가하는 중요자료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주정봉 원장은 "어렸을 때부터 긴 시간 동안 꼼짝 않고 책을 읽어나가는 훈련은 집중력과 끈기를 길러줘 공부 체력을 길러 준다"면서 "자기 주도 학습의 출발은 독서"라고 강조한다.

◇언제, 어떤 책을 읽어야 하나

제대로 된 책읽기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녀의 진로와 수준에 맞춘 독서지도가 중요하다. 몸에 맞는 옷을 입어야 폼이 나듯이 자기 그릇에 맞는 책을 읽어야 마음의 양식이 쌓이는 법이다. 즉 수준에 맞는 책을 고르는 것, 독자의 눈높이와 마음 높이에 맞는 책을 골라주는 독서지도가 학교와 가정에서 동시에 적절히 이뤄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주정봉 원장은 "다독도 중요하지만 가장 효율적인 독서는 자기에 딱 들어맞는 책을 골라 읽는 것"이라며 "인문학적 소양의 기초도 닦지 않은 중1 학생에게 동양 고전 '중용'이나 '대학'을 읽히고 플라톤의 '국가론'을 읽히는 것은 지적 허세에 불과한 일"이라고 말했다.

주정봉 원장은 우선 자기 학년에 맞는 교과서 연계 독서를 강조했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5학년이라면 사회과목에서 역사교육이 시작되므로 '한국사 편지'를 탐독하고 '우리 역사를 움직인 맞수들'과 '조선 역사 속 숨은 영웅들'을 함께 읽으면 학교수업이 보다 흥미진진해질 것이다. 또 '과학자와 놀자'나 '어린 과학자를 위한 몸 이야기', '별똥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우주 이야기' 등을 읽는다면 과학과목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과학상식과 추론능력을 기를 수 있다. 사춘기에 들어선 중2 학생들의 경우 '어느날 내가 죽었습니다'를 읽게 한 뒤 유서를 써보게 하면서 삶과 죽음, 생명의 가치를 인식하게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여기에 '꿈이 있다면 멈추지 않는다'를 추천하면 청소년기의 꿈과 희망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정신적 방황에서 벗어나 자신의 아름다운 현재와 미래를 위해 정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독서습관 기르기 '책 읽어주기' 열풍

최근 가정이나 학교에서 책 읽어주기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사를 대상으로 책 읽어주기 연수를 실시하고, 입학식에선 시 낭송을 하는 등 '책 읽어주기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전북과 강원 지역의 초, 중, 고 입학식에서는 신입생에게 책을 선물하고 이것을 책 읽어주기 운동으로 연계하여 독서교육을 실시하기도 한다. 소리 내어 읽어주기는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

장원교육연구소 박은경 팀장은 자녀의 독서지도와 관련해 "책을 소리 내어 읽어주는 방법은 책을 꺼리는 아이들에게 '책의 재미'를 알게 해주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그 이유는 아이들은 스스로 읽을 때보다 다른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더 잘 이해하고 책에 쉽게 빠져 들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어떻게 하면 내 아이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면서 부모와 아이 모두 행복한 책 읽어주기를 할 수 있을까?

먼저 책 읽어주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구체적인 읽어주기 방법보다 우선 되어야 할 것은 책 읽는 분위기다. 언제든 책을 집어 최대한 편하게 소리 내어 읽을 수 있도록 집 안 구석구석에 책을 비치해 보자. 아이들의 시선이 닿는 곳에는 어김없이 책이 눈에 띄게 해주면 더 좋다. 그리고 온전히 아이와 함께 책 읽는 시간에 빠져들 수 있도록 TV는 끄고, 핸드폰과 전화벨 소리는 무음으로 설정한다.

매일 규칙적으로 읽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가 책을 가깝게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는 밥을 먹고 양치질을 하듯 독서를 일상의 일부로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이어읽기'로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어읽기'는 한 번에 책을 다 읽어주는 대신, 하루 이틀에 나눠 읽어주는 방법이다. 이어질 내용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여 상상력을 자극하고, 부모가 읽어주기 전에 아이가 먼저 책을 찾게 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조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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