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구간 '개구리 주차' 불가능

14일 오전 대전 대덕구 오정로 BRT(간선급행버스체계) 구간. 바깥 차로에 정차를 해 놓은 차량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대전역-오송역 BRT가 지나가는 2.4㎞ 구간을 직접 둘러본 결과, 정차를 해놓은 차량들은 대부분 조업차량들로 일반 승용차까지 포함하면 30여대가 정차 중이이었다.

BRT 전용차로를 포함해 편도 3차로인 오정로 바깥 차로에 주·정차를 하다 보니 오정로를 지나는 일반 차량들은 2개 차로를 이용할 수 없어 결국 1차로에서만 통행할 수밖에 없었다.

개구리 주차를 허용하기 위해 오정로 일대 보도블록에 옆에 경사판을 설치했지만, 조업차량은 경사판을 이용하지 않고 있었다. 경사판을 이용해 개구리주차를 한 차량들조차 인도 위로 확실히 차량을 올려 주차하지 않아 결국 차로 일부를 차지하면서 2차로 통행이 어려웠다. 더욱이 구간 대부분에는 가로수가 있는 탓에 개구리주차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오정로는 도로 사정상 신호등이 많아 정차시기가 잦은데다 신호등과 신호등 사이 도로 길이가 짧고 차선변경을 하기가 어려워 조업차량들로 인한 교통체증은 여전했다. 개구리 주차를 한 인도 일부에는 차량이 들어서 있어 인도 폭이 매우 좁았다. 개구리주차의 실효성이 전혀 없는 셈이다.

인근 상인 이모(60) 씨는 "BRT 개통시 교통난이 예상됐지만 대전시가 일대에 개구리주차를 허용해주겠다는 조건으로 합의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석 달 가까이가 지나면서 경사판도 설치했지만 개구리주차 활용은 전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인근 특화거리 상인들의 불만도 여전하다. BRT 개통 당시 개구리주차 허용조건으로 협약을 체결하고 경사판까지 조성했지만, 실제 개구리주차를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가로수가 심어져 있는 구간은 인도 위 진입이 불가해 대전시에 가로수 정비를 요청하고 나섰다. 대전시는 경사판 설치를 완료했지만 아직 운전자들의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보고 당분간 홍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BRT 개통 이후 오정로 일대를 방문하는 조업차량들이 개구리주차를 할 수 있도록 경사판을 설치했으나 아직 인식이 부족해 활용을 안 하고 있으며, 상인회에게는 자체 교육 및 홍보를 실시해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라면서 "일부 구간은 가로수가 세워져 있거나 물품이 비치돼 개구리주차가 어려운데, 이 또한 정비를 통해 개구리주차를 활용할 수 있게끔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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