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딜 수 없는 고난·슬픔·오욕의 순간은 물론 영광과 기쁨의 순간도 어차피 지나가기 마련이다" 일평생 소아마비라는 장애를 안고 살다가 안타깝게 암으로 세상을 떠난 전 서강대 영문과 장영희 교수의 말이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나 홀로 자유여행을 실컷 즐기다 보면 어느 순간 희망의 빛을 바라보게 된다. 자유여행의 여로에서 마음 깊이 쌓인 분노와 회한을 삭일 수 있다. "꿈과 비전이 없는 삶은 헛된 삶에 불과하다" 영국의 저명한 비평가 존 러스킨(John Ruskin)의 말이다.

65세라는 늦은 나이에 세계 최대의 체인점 KFC를 창업한 커넬 할랜드 샌더스(Harland David Sanders)는 숱한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자유여행을 통해 승기를 잡았다. 그는 어린 시절 고아가 된 후 막노동판 일꾼·페인트 기능공·타이어 영업사원·유람선 승무원·주유소 점원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며 전전긍긍했다. 그는 불혹의 나이(40세)에 미국 켄터키 주의 소도시 코빈에 자그마한 주유소를 열고 닭튀김 외식업에도 뛰어들었다. 나름 승승장구 하는 듯했으나 갑작스러운 화재와 여러 불운이 겹쳐 결국 65세에 빈털터리가 되었다. 그럼에도 그는 남은 재산을 몽땅 털어서 중고 트럭 하나를 장만해 미국 전역을 여행하며 그만의 독특한 치킨 조리법을 팔아보기로 했다.

그러나 그가 만나는 1000여 명의 식당주인들은 약속이나 한 듯 그의 비즈니스 제안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그는 오랜 동안 키워온 꿈이 짓밟히는 냉엄한 현실 앞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도전을 계속했다. 결국 그는 1009번째의 프러포즈 만에 그의 조리법을 사겠다는 식당 주인을 기적적으로 만날 수 있었다. 훗날 그는 늦은 나이에 큰 성공을 거둔 비결에 대해 "나는 65세가 넘도록 시행착오를 거듭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한 자리에 주저앉아 녹슬어 사라지기보다 희망의 가능성을 찾아 바삐 움직이며 다 닳아빠져 없어지리라는 신념으로 살아왔다"라고 말했다.

끝없이 닥쳐오는 시련과 환난에 직면해 그 자리에 주저앉지 않고 용기를 내 자유여행을 즐기다 보면 결국 가슴 깊이 간직해온 원대한 비전을 이룰 수 있는 승기를 잡게 된다. 신수근 자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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