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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칼럼] 행동경제학으로 본 부동산시장

2016-10-06기사 편집 2016-10-06 05:27:52      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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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정재호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

지난 8월 25일 급증하는 가계부채 규모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 발표됐다. 주택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주택공급을 감축하고 집단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이다. 그런데 정부의 의도와 달리 서울 수도권 지역의 주택가격이 오히려 급상승하고 있다. 특히 주택공급이 줄 수 있다는 우려로 서울 수도권 분양시장이 크게 움직이고 있다. 부동산시장의 주체인 우리는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움직이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한 이해를 행동경제학적 차원에서 살펴본다.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다니엘 카너먼 교수는 '준합리적 경제이론'을 내세워 심리학과 다양한 실험방법을 통해 '행동경제학' 이론의 토대가 된 프로스펙트 이론(Prospect Theory)을 제기했다. 프로스펙트(prospect)는 어떤 선택대안을 의미한다. 기존 경제학에서는 인간을 합리적인 존재로 여겼다. 이익과 손실을 분석해서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합리적인 계산에 따른 선택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합리적이지 못한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계획하지 않은 충동구매를 하게 되고 몸에 해로운 걸 알면서도 술을 끊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인간이 행동에 옮기기까지는 주관적인 직감과 객관적인 분석의 2가지 시스템으로 이뤄진다고 한다. 프로스펙트 이론에서는 먼저 의사결정을 내릴 때에 어떤 대안의 가치와 확률에 주관성이 개입되며 그 결과로서 선택되는 대안이 달라진다고 한다. 즉 의사결정과정에서 합리성에 근거하기 보다는 경험에 의한 직감이나 단순한 방법에 근거해 판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편견이 나타나게 되고 일정한 틀에 넣은 프레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과거 고성장 시대에 주택보급률이 낮았을 때 아파트는 자산증식의 주요 수단이 됐다. 이러한 프레임 편견에 의해 우리는 아직도 부동산은 큰돈을 벌수 있고, 아직도 주택이 모자란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한편으로 인간은 손실회피성에 의해 행동하게 된다. 이익보다는 손실에 더 강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같은 금액의 이익과 손실이 있다면 손실로 인한 불만족은 이익으로 인한 만족보다 크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주택가격이 올랐을 때 기쁨보다는 하락했을 때의 불만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프로스펙트 이론처럼 부동산에 대해 인간은 이득보다 손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합리적인 행동보다 직감에 의해 행동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정부가 의도한 데로 부동산시장이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부동산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은 현실이지만, 앞으로 주택 구입의 기회가 축소된다는 불안에 의해 인간의 행동이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주택수요자나 투자자들은 손실을 회피하고 싶은 것이다.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부동산시장에 대한 인간의 합리적인 행동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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