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매출 최대 90%이상 뚝… 회원제 골프장도 타격
대전지역 고급 한정식 업소와 일식집, 회원제 골프장 등은 매출이 급격히 떨어져 울상을 짓고 있다. 반면 계룡산 국립공원에는 비가 오는 흐린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등산객이 몰리는 등 주말 풍경의 확연한 변화를 실감케 했다.
실제 서구 둔산동 한 일식집은 김영란 법 시행 후 주말 매출이 90% 이상 떨어졌다. 지난달 30일 `불금`에도 불구하고 단 한명의 손님도 이곳을 찾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소 대표는 "단체 예약손님이 전혀 없다. 지난달 30일 저녁에는 손님이 단 한명도 없어 저녁 7시에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며 "김영란 법 시행으로 `김영란 메뉴`를 따로 만들었지만 손님이 없으니 있으나 마나하다. 앞으로 운영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지난 2일 중구 은행동과 선화동 등 원도심에는 `맛집`으로 소문난 일부 식당에만 손님이 있었을 뿐 그 외 식당에는 가족단위 손님을 제외하고 회식 등을 즐기는 손님은 찾아볼 수 없었다.
무엇보다 가을 성수기를 맞은 지역 골프장의 타격이 가장 크다. 서울 등 수도권에 비해서는 아직은 타격이 덜한 편이지만 향후 손님 급감 등의 영향은 회원제 골프장을 중심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전의 한 회원제 골프장은 황금 연휴 첫날인 지난 1일 예약률이 예년 대비 20% 이상 하락했다. 하루 평균 60-70팀의 예약을 받았던 이 골프장은 이날 40팀 예약에 그쳤다. 2일과 3일도 예약 사정은 비슷했다. 이 골프장 관계자는 "예약이 줄어든 게 `김영란 법` 때문인지 비 예보 때문에 그런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예년 이맘때와 비교했을 때 예약률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대전 근교의 한 퍼블릭 골프장 역시 평소 예약의 80%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나마 지역의 스크린 골프장은 손님들이 꾸준히 찾고있다. 서구 도안동의 한 스크린 골프장 관계자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손님이 찾아온다"고 전했다.
예약 감소 직격탄을 맞은 골프장과 달리 계룡산 등에서는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등산객이 몰렸다.
계룡산 국립공원에 따르면 지난 1일 4000여 명, 2일 6000여 명 등 연휴동안 1만 여 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3일(오후 3시 기준)에도 4000여 명의 등산객들이 입산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비가 오는 굳은 날씨에도 지난 주말(6000-7000명)과 큰 차이가 없었다는 점은 골프장과 대조를 보인다.
또 김영란 법 시행 이후 편의점의 도시락 매출이 크게 증가한 점 역시 눈에 띈다.
지난 달 28일부터 29일 기준 편의점 CU(씨유)의 전국 도시락 매출 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6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 대비 6.6%, 전주 대비 2.1%가 각각 증가한 수준이다.
최근 1인 가구 증가로 혼자 밥을 먹는 `혼밥족`의 도시락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향후 매출은 더욱 상승세를 거듭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호창·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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