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행동 토론회 저지 진행 방해… 입장 발표 토론회 참석자와 충돌 현장서 피켓시위 진행

29일 열린 대전 상수도 고도정수처리시설 설치관련 시민토론회가 `난장판`이 됐다.

상수도 고도정수처리시설 BTO 사업 추진을 반대하는 사회공공성강화 민영화저지 대전공동행동이 토론회 개시를 저지하고 사업 철회를 주장하며 토론회 참석자들과 충돌이 발생했다.

이날 대전시청 세미나실에서 지역 전문가, 공무원, 지방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전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연 `상수도 고도정수처리시설 설치 관련 시민토론회`에서 욕설, 고성, 몸싸움이 난무한 아수라장을 연출된 것.

이날 토론회는 상수도 고도정수처리시설에 대한 시민의 이해를 돕고, BTO 사업 추진을 반대하는 대전공동행동과의 접점을 좁히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마련됐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고도정수처리시설 도입의 당위성과 BTO로 추진할 수밖에 없는 시의 입장을 설명하고 시민사회 등의 동의를 구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는 것.

하지만 토론회는 시작부터 파열음을 노출하며 행사 개최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토론회 개최 5분 전부터 공공행동이 토론자 자리 앞에 서서 `깜짝 입장발표`에 나서며 토론회 방청객 들과 마찰을 빚기 시작했다. 공공행동은 이 자리에서 "대전시장은 불통시장이 되려는가"라며 "수돗물 민영화 정면돌파를 위한 토론회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상수도사업본부측는 "토론회를 진행해야 하니 입장발표를 멈춰달라"고 요청했고, 공공행동은 이를 무시한 채 자신들의 입장발표를 이어갔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면서 분위기는 점점 격화됐다. 토론회 방청객 자리에서 "이제 그만하라. 예의 좀 지키자", "조용히 해달라"는 요구가 나오고, 공공행동측에서 "너 공무원이지", "우리도 시민이다"라며 반박한 것.

고성이 오가는 가운데 상수도 사업본부에서 토론회를 강행하자, 이번에는 방청석에 앉은 공공행동이 준비해 온 피켓을 들어 토론자 좌석을 가리자 문제가 더욱 확대됐다.

시청 청원경찰이 나서 피켓을 토론회장 밖으로 내보내려 했고, 이에 공공행동이 반발하며 예기치 않은 몸싸움과 욕설까지 오간 것이다. 이 자리에서 공공행동측은 "대전시민이 먹는 물을 민간에 팔고 뭘 해먹으려고 했느냐", "시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으며 지금 뭐하냐"라는 등의 거친 발언도 서슴지 않고 쏟아냈다. 또 일부 공공행동측 인사는 청원경찰에게 피켓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고성을 지르거나 회의장 문을 강하게 두드린 것은 물론, 욕설까지 해가며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결국 이 같은 몸싸움은 토론회 개시 예정시간 20여 분간 지속되다 토론회장 뒤에서 공공행동이 피켓을 들고 서 있고, 상수도사업본부는 토론회를 진행하는 쪽으로 타협을 봐 마무리 됐다.

토론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토론이 끝나고 서로 질의응답을 주고 받으며 할 얘기를 다 했는데, 무엇을 위해 저런 상황을 벌였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움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이날 토론은 이재면 상수도사업본부장의 토론회 취지 안내와 인사말, 황선호 상수도사업본부 기술부장의 `상수도 고도정수처리시설 민간투자사업 추진현황` 주제 발표, 박희진 대전시의회 복지환경위원장, 채선하 K-water 수석연구원의 자유토론,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성희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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