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순 ㈜나노하이테크 대표 한남대 재학중 숨진 딸 기려 해마다 수백만원 기부 선행

김병순(고 김희진 씨의 아버지) 대표(사진 오른쪽 세 번째)가 29일 한남대 이덕훈 총장(왼쪽 세 번째)에게 장학기금 600만 원을 기탁하고 있다.  사진=한남대 제공
김병순(고 김희진 씨의 아버지) 대표(사진 오른쪽 세 번째)가 29일 한남대 이덕훈 총장(왼쪽 세 번째)에게 장학기금 600만 원을 기탁하고 있다. 사진=한남대 제공
"딸아이의 장례식장에 와준 학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29일 오전, 올해도 어김없이 김병순 ㈜나노하이테크 대표가 한남대 총장실 문을 두드렸다. 이날 김 대표는 예년과 동일하게 600만 원의 장학기금을 학교에 기탁했다. 올해로 벌써 12년째다.

김 대표는 지난 2005년 8월 한남대 일문과 4학년 재학 중 루푸스병으로 세상을 떠난 고 김희진 씨의 아버지이다. 그는 딸이 숨지고 난 뒤 딸의 이름을 딴 `김희진 장학금`을 만들어 매년 수백만 원씩 한남대에 장학금을 기탁했다. 지금까지 기부한 장학금만 6400만 원에 이른다. 시작은 딸의 장례식장을 찾아 조의금을 내준 일문과 학생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다. 그 고마움의 마음을 담아 1학년부터 4학년 학생들을 위해 해마다 400만 원을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금액이 너무 작아서 부끄럽고 망설여져 살짝 내고 가려했는데 소문이 나, 지금까지 이어지게 됐다"며 "금액이 컸으면 부담스러웠겠지만, 먹고 살기 어렵지 않는 한 계속 하고 싶다"고 말했다.

3년 전부터는 200만 원을 올려 일문과 학생 외 타과 학생들까지 장학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사랑하는 딸을 잃은 슬픔을 장학사업으로 승화시킨 만큼 수혜자들의 피드백도 확실하다. 김 대표는 "자녀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 담긴 장학금을 받게 돼서 감사하고, 자신도 남을 돕는 일을 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읽을 때마다 울컥한다"며 "장학금이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전달돼 딸이 이루고자 했던 학업이 꿈을 이루는데 도움이 된다면 더 이상 바람이 없다"고 말했다.

이덕훈 총장은 "지난 12년 동안 많은 한남대 학생들의 꿈을 뒷받침해준 김 대표께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며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더욱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감사를 표했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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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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