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평균 男 1만5280원·女 9922원 '격차 심각' 저임금 노동 기혼녀 42% 육박… 市 대책마련 부심

제조업 종사자 비중이 높은 아산의 성별 임금 격차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임금 격차 해소 등 노동인권 개선을 위해 노동정책기본계획 수립에 나섰지만 일각에서는 계획의 보완을 요구했다.

시는 올해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 '아산시 중장기 노동정책 기본계획 연구'를 의뢰했다. 27일 연구결과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사업장이 소재한 아산 지역의 산업별 고용현황은 제조업 42.63%, 농림어업 8.13%, 숙박 및 음식점업 7.6%로 나타났다. 아산의 제조업 고용 비중은 인근도시인 천안(27.34%)이나 제조업 중심지인 울산(34.35%)을 크게 앞섰다.

제조업 종사자 비중은 높았지만 노동권 보호는 취약함을 보였다. 연구결과 아산 지역 근로자들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남성 1만 5280원, 여성 9922원으로 남성 임금을 100이라고 할 때 여성임금은 64.9%에 불과했다. 여성은 1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남성 보다 시간당 임금이 적었다. 성별 시간당 임금격차는 동일학력내에서도 뚜렷했다. 아산 지역 남성 시간당 임금을 100이라고 할 때 여성 시간당 임금은 대졸 이상 67.3%, 전문대졸 75.2%, 고졸 62.5%에 머물렀다.

저임금 노동자 분포도 여성이 남성 보다 3.2배 많았다. 지난해 아산시에 거주한 상용근로자 중 주된 업무에 주 40시간 이상 종사한 노동자들의 중위임금 3분의 2 이하를 저임금 노동자로 정의한 결과 남성 저임금 노동자는 11.7%인 반면 여성 저임금 노동자는 38.3%를 차지했다. 기혼여성은 여성 저임금 노동자의 41.8%에 달했다. 같은 조사에서 아산 지역 임금근로자의 19%는 법정 근로시간 한도인 주 52시간을 초과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연구결과를 통해 확인된 각종 노동현안의 해결책으로 '아산시 노동정책 기본계획안'을 내 놓았다. 기본계획안은 "노동인권이 존중되는 행복한 삶터, 아산"이라는 정책비전 아래 취약계층 사회적 보호 등 10대 핵심과제, 50개 단위과제로 짜여졌다. 시는 27일 시청 상황실에서 토론회를 갖고 노동정책 기본계획안에 대한 각계 의견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유각근 선문대 교수는 "노동정책 기본계획안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며 "관련 조례를 만들 때는 강행규정으로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기본계획안의 고령자 고용이 아파트 경비원에만 초점 맞춰졌다며 택배 등 다양한 영역의 고령자 고용도 포괄해야 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홍재 세종충남지역노조 사무처장은 "노동정책 기본계획안의 효과적 추진을 위해 사무관급 이상의 노동정책팀 신설과 담당 공무원이 전문성을 축적할 수 있는 구조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금이 아산시 여성정책보좌관은 기본계획안의 여성고용정책이 일회성 인턴제에 치중했고 일부 고용통계에 성인지 관점이 누락된 점을 지적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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