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학생 위생안전 위협… 본보 단독보도 후 업체로 항의 빗발

<속보>=대전지역 일선 학교와 유지보수 업체들이 온수제조기(물끓임기)를 부실하게 관리한 것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학교 식수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본보 26일자 6면 보도>

끓임조 내부에 장착된 열선이 부식돼 위생과 안전 상태가 부실한 특정제품의 온수제조기가 대전지역 일선 학교에 아직도 수십여 대가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이 제품을 유지·관리하고 있는 업체에 따르면 25일 기준 초등학교 26대, 중학교 6대, 고등학교 7대 등 총 39대가 설치돼 있다는 것.

해당 학교들은 이날 본보 보도 이후 자체조사를 벌인 뒤 업체에 점검을 요구했고, 업체는 학교를 방문해 사과와 함께 향후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문제가 된 제품의 온수제조기를 사용하고 있는 A초등학교는 끓임조 내부가 심각하게 부식돼 사용중지와 함께 단수조치를 단행했고, B초등학교 역시 사용중지와 함께 27일부터 학생마다 마실 물을 지참하라는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이와 함께 예산이 마련되면 곧바로 신형 끓임조로 교체키로 했다.

C초등학교는 오전 업체 관계자 입회 하에 물 끓임기 상태를 살펴본 뒤 끓임조는 차단하고, 임시조치로 정수기능을 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물 끓임기 관리를 담당하는 담당자들은 물 끓임조 위생, 안전 상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한 후 고개를 떨궜다.

A초등학교 한 담당자는 "애프터 서비스 기사들이 오면 공익이 와서 옆에 있었지, 끓임조 상단을 들여다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아침에 상단을 뜯어보고 불량한 상태에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꼼꼼히 챙기지 못한데 대한 미안함이 든다"고 털어놨다.

학부모들은 유지관리 업체에 수백여 통의 항의전화로 분노를 표출했다. 학부모들이 자주 찾는 인터넷 카페에도 기사가 링크되면서 `식수를 믿지 못하겠다` `물을 싸서 보내야 한다` `ㅠㅠ 진짜 믿을게 하나도 없네요~ 너무 화나네요~ 아이들이 마시는 물인데 ㅠㅠ`라는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은 물 끓임기가 설치돼 있는 학교에 현황조사 및 보수 계획을 묻는 2차 공문을 내려 보냈고, 27일 결과가 취합되는 대로 현장조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앞으로 내부청소 및 필터교체는 담당자 입회 하에 실시하고 확인해야 하며, 물 끓임기는 반드시 시건장치를 설치해야 한다"며 "담당자는 주 1회 이상 물 떨어지는 부분과 주변을 청소하고, 노후된 열선 등은 교체하도록 학교측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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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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