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본 대전의 미래 교통망 트램 中

이탈리아 로마에서 운행되는 트램.  사진=대전시 제공
이탈리아 로마에서 운행되는 트램. 사진=대전시 제공
바야흐로 `트램`의 시대이다. 대중교통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미 선진국에선 주요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 한 지 오래다. 국내 역시 10여 곳의 지자체가 트램 도입에 앞다퉈 나섰다. 국내의 트램 도입은 지난 1968년 서울에서 마지막으로 운행이 중단된 지 약 50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이 같은 국내외 유수도시의 트램 운영 움직임은 이 교통수단이 갖고 있는 장점에서 비롯됐다. 국내 트램 도입의 현주소와 해외 각국의 운용 사례 등을 짚어봤다.

◇트램의 부활 `친환경 대중교통` 달린다=국내 각급 지자체의 트램 도입을 둘러싼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하다. 대전이 선도적으로 트램 건설을 추진하고 나서자 후발주자들이 우후죽순 가세한 가운데, 미래형 교통수단인 트램 도입을 본격화한 지자체는 어림잡아도 10곳에 달한다. 권선택 시장 지방선거 공약으로 사업을 추진한 대전을 비롯해 서울, 수원, 성남, 부산, 안성, 화성, 인천 등이 트램 도입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 도시 중 트램 도입의 선구자적 역할을 담당하는 곳은 대전이다. 관련법 개정을 위한 전방위적 움직임에 나선 것은 물론이고, 구체적인 노선 계획까지 확정한 상태다. 이에 따라 대전은 오는 2018년까지 기획재정부의 타당성 재조사 등 정부부처 협의를 마무리 한 뒤, 2020년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를 추진해 2021년 착공, 2025년 개통할 예정이다.

대전에 건립 예정인 트램은 총연장 37.4㎞로, 서대전역에서 출발해 대동역-중리4거리-정부청사역-유성온천역-진잠-가수원원역 등을 지나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노선으로 조성된다.

대전 트램의 전체 정거장 수는 총 34곳이며 800m에서 850m 사이에 한 곳씩 조성될 예정이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은 기존 1호선 지하철과 충청권 광역철도가 이루는 X축의 도시철도 교통망을 순환하는 구조로 건설된다.

이와 함께 전국 각 지자체에서도 트램 건설을 향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 같은 전국 각 지자체의 트램 도입 대열 합류는, 향후 관련 법 제정 등 절차에서 대전의 트램 운영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일례로 17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총연장 6.1㎞의 트램 노선 건립을 추진하는 경기도 수원시는 지난해 10월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 이하 피맥)에 민간투자 제안서를 접수해 현재 민자 적격성 심사가 진행중이다. 위례신도시에 총연장 5.4㎞의 트램 건립을 추진하는 서울시 역시 지난해 7월 피맥에 민자 제안서를 접수하고 절차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의 트램관련 예산은 약 2000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판교신도시에 1.5㎞의 다소 짧은 노선을 추진하는 경기도 성남시는 지난해 8월 사전조사용역을 완료하고, 지난 3월부터 내년 3월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를 추진할 계획이다. 판교 트램관련 예산은 321억 원이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산시는 전체 3개 노선의 트램을 깔 준비를 하고 있다. 총연장 43.2㎞로 계획됐으며 예산은 대전보다 2배 이상 많은 1조 4048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부산은 3개 노선의 트램 건설을 위해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을 수립하고, 지난 6월 국토교통부의 승인을 신청했다.

모두 14.2㎞의 노선 건립을 추진하는 경기도 안성시의 경우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2월까지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을 실시한 뒤 본격적인 행정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안성시의 트램 관련 예산은 총 2074억 원이 들 전망이다.

동탄신도시 1, 2지구에 트램을 넣을 예정인 경기도 화성시의 트램 건설은 지난 2013년 7월에 고시된 경기도 10개년 도시철도 기본계획에 따라 추진된다. 동탄 신도시에 조성될 트램 2개 노선의 총 연장은 39.7㎞이며, 예산은 1조 6886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 인천시 역시 대전의 트램 도입에 힘을 싣는 `지원군`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인천은 3개 노선에 총연장 44.5㎞에 달하는 트램을 건립하기 위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을 수립하고, 지난 7월 국토교통부에 승인을 요청했다. 인천의 트램 건립에는 총 1조 1468억 원이 들어갈 전망이다.

◇이미 트램이 상용화된 선진국, 대전 트램의 `모델`=국내는 트램 건립을 위한 걸음마를 뗀 정도이지만, 외국 사례를 보면 트램은 이미 주요 대중교통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일반 시민들의 생활 속에 파고들며, 주요 이동수단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현재 유럽 등 비롯한 각 국가의 대표도시에선 어렵지 않게 트램을 찾아 볼 수 있다.

독일의 경우 베를린, 뮌헨, 퀼른 등에서 트램이 운용되고 있다. 인구 3356만 2000여 명이 사는 도시인 베를린에서는 22개 노선에 총연장 191㎞의 트램이 달리고 있고, 뮌헨에는 11개 노선 75㎞, 퀼른은 11개 노선 194㎞의 트램이 각각 운행 중이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설치된 트램은 4개 노선 36㎞로 구성돼 있으며, 이탈리아 로마에는 총연장 40㎞에 달하는 6개 노선에서 트램이 달리고 있다. 이와 함께 헝가리 부다페스트와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각각 33개 노선 총연장 157㎞, 28개 노선 총 연장 227㎞의 트램이 각각 가동 중이다.

이 같은 선진국의 트램은 자전거를 비롯한 다양한 이동수단과 연계돼 자가용승용차 이용이 억제된 보행자 중심의 도시를 만들어 가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트램을 타고 도심 어디든 찾아갈 수 있음은 물론, 다양한 이동수단과의 연계 환승으로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도시 교통 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 외에도 유럽에서는 폴란드 바르샤바, 루마니아 부카레스트, 스페인 바르셀로나, 체코 프라하, 불가리아 소피아 등에서 트램이 달리고 있다. 성희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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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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