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진설계·보강조치 최고 입증 연구로 기술 우수성 세계 진출 국민 신뢰 밑바탕 연구개발 주력

김학노 한국원자력연구원 전략사업부원장
김학노 한국원자력연구원 전략사업부원장
최근 발생한 경주 일대의 규모 5.8의 지진은 지역 주민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지진에 대한 공포감을 주기에 충분했던 사건이었다. 특히 우리 대전시민에게는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HANARO)가 지역 안전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하는 의문을 갖게 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원자력발전소도 이번 지진에 따른 안전에 영향이 없었고, 하나로의 안전에도 전혀 영향이 없는 것을 확인됐다.

연구용 원자로는 에너지 효율을 위해 고온, 고압 조건(150기압·300℃)에서 사고 시를 대비해 원자로의 안전 정지와 냉각을 위한 많은 안전계통을 설치해야 하는 발전용 원자로와는 달리, 발전로의 100분의 1 - 150분의 1 수준의 낮은 출력으로 상온, 대기압 조건에서 운전되며, 매우 단순한 안전계통을 갖고 있다. 또한 원자로가 매우 큰 수조 속에 놓여 있어 원자로심이 밖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거의 없으며, 원자로 정지 후 자연현상을 이용해 노심이 장기 냉각되므로 방사성 물질의 누출 위험 또한 극히 적다. 그리고 다양한 외부환경, 특히 지진과 같은 영향을 대비해 원자로 건설 시 설치 위치, 위치에서의 지진 특성, 역사적 기록 등을 고려해 건물, 원자로 구조물, 주요 구성품 등에 대해 내진설계와 시험 검증은 물론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 도출된 실행계획에 따라 보강 조치를 취하고 있다.

미국의 원조를 받아 1962년 3월 19일 오전 10시 50분 서울 공릉동에 설치한 연구로 `TRIGA Mk-II`에 핵연료가 처음 장전된 이래 1972년 5월 제2호 연구로인 `TRIGA Mk-III`를 가동했다. 이후 의료 및 산업용 동위원소 생산과 중성자 빔 이용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다목적연구로 `하나로` 건설을 1985년 본격적으로 시작해 1995년 2월 8일 역사적인 첫 임계에 도달했다. 이로부터 20여 년 동안 하나로는 환경 과학, 지구 우주과학, 재료과학, 의학, 농학, 약학, 생명 공학, 고고학 등의 분야에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활용되고 있다. 하나로에서 생산되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해 진단 및 치료 등의 의료 행위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물질 개발, 방사선을 이용한 식품 조사, 식량 저장 및 증산, 반도체 생산 등 여러 산업에도 널리 이용되는 등 과학기술 발전과 국민의 보건복지 향상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한편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하나로`의 설계, 건설, 운영, 이용을 통해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1990년대 말부터 태국, 호주, 네덜란드의 신규 원자로 건설 국제 입찰에 참여했으나 수주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2009년 `요르단 연구 및 교육용 원자로 건설사업`의 국제 입찰에서 프랑스와 아르헨티나를 제치고 수주에 성공함과 더불어 2010년 태국 연구용원자로, 2012년 말레이시아 연구용원자로의 계측제어계통 현대화 사업을 수주, 성공리에 완수함으로써 세계시장 속의 연구용원자로 기술수출국으로 진입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더해 2014년 네덜란드 델프트 공과대학의 `냉중성자 생산설비 설치를 위한 원자로개조사업`을 수주에 성공하며 기술선진국이 즐비한 유럽에 우리 기술을 수출해 대한민국 원자력 기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60여 년 전 연구용원자로 일괄시스템을 수입하던 국가에서 2016년 현재 핵심원천기술뿐만 아니라 연구용원자로 일괄시스템을 수출하기까지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었을까를 돌이켜보게 된다. 열정으로 똘똘 뭉친 전문가 모두가 연구용원자로의 설계, 실험, 제작, 설치, 운전에 이르는 많은 단계에서 연구로의 안전성에 대한 확인, 검증에 끊임없이 노력했던 장인정신의 결과인 것이다. 이를 통해 자기확신으로부터 세계적인 신뢰로 이어지는 과정은 너무나도 당연한 귀결이다. 이처럼 대한민국 연구로 기술의 안전성과 우수성은 세계 무대에서 인정 받았다.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앞으로도 국민적, 세계적 신뢰를 바탕으로 연구로 기술수출 지속화를 통한 세계 연구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최신, 최상의 기술력 개발에 더욱 매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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