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직무능력 무관… 받아들이지 않기로" '수용 불가' 시사이어 하루만에 입장 공식화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전날 청와대에서 개최한 장·차관 워크숍에서 `수용 불가`를 시사한 데 이어 하루 만에 그 입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정연국 대변인은 "임명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장관에게 직무능력과 무관하게 해임을 건의했다는 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은 모두 해소됐다는 점, 더구나 새누리당에선 이번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요청한 점 등을 감안해 박 대통령은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음을 알려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24일 장·차관 워크숍에서 가수 윤상의 `달리기`를 언급하면서 김 장관의 해임건의안 통과 이후 정국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요즘 제가 즐겨 듣는 노래 중 하나가 `달리기`다. 입술도 바짝 바짝 마르고 힘들지만 이미 시작했는데 중간에 관둔다고 할 수 없고 끝까지 하자는 그런 내용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러한 언급은 이날 새벽 야권이 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킨 것과 관련,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언제는 참 나라가 뭐 문제가 별로 없다, 하는 때가 없었다"라며 "요즘 우리나라의 상황과 또 우리 국민들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막중한 일들을 꼭 해내야만 한다는 그런 절박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일각이 여삼추가 아니라 삼추가 여일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조급한 마음이 드는데 우리 정치는 시계가 멈춰선 듯하고, 또 민생의 문제보다는 정쟁으로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저는 지난 3년 반 동안 역사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한순간도 소홀함이 없이 최선을 다해왔다.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한시도 개인적인 사사로운 일에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특히 "경제와 민생을 살리고 개혁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법안들은 번번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고, 나라가 위기에 놓여있는 이러한 비상시국에 굳이 해임건의의 형식적 요건도 갖추지 않은 농림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유감스럽다"고 야권을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20대 국회에 국민들이 바라는 상생의 국회는 요원해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할 일을 미루거나 적당히 타협해서 넘길 수는 없다"며 "다시 한 번 신발끈을 동여매고 어떤 일이 있어도 흔들리지 말고 모두 함께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국민을 위해 뛰어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4대 구조개혁 완수를 남은 임기 과제로 제시한 뒤 "공직의 길은 국가와 국민을 빼면 의미가 없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삶을 살아간다는 명예로움이야말로 힘든 속에서도 공직자들을 움직이는 동력"이라며 장·차관들에게 거듭 힘을 실어줬다. 서울=송신용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송신용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