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도염·방광경부 종양 등 '빨간불' 소변색 붉다면 즉시 진찰 받아야'

장영섭 건양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장영섭 건양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40대 회사원인 김모 씨는 어느 날 아침,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소변을 보러 화장실에 갔다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무런 증상이 없었는데 변기의 소변이 붉은색을 띠며 더러 핏덩어리도 나오는 것이었다. 김씨는 어쩔 줄 몰라하며 비뇨기과 외래를 방문해 그 원인을 찾았고, 치료를 받아 지금은 편안하게 생활하고 있다.

정상적인 소변의 색깔은 노란색에서부터 맑은 투명색까지 다양하다. 음식물의 색소나 여러 종류의 약물에 의해서도 소변이 붉게 보일 수 있으므로 소변 색만으로 혈뇨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혈뇨는 현미경으로 관찰해 기준치 이상의 적혈구가 있을 때를 말한다. 육안으로 관찰하여 적색뇨가 있는 경우를 육안적 혈뇨, 그렇지 않은 경우를 현미경적 혈뇨라고 한다. 정상인에게도 소변에 적혈구가 나오는데 일반적으로 소변 2ℓ당 10개 이하, 즉 1ℓ당 5개 이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육안적 혈뇨는 소변 1000㎖에 1㎖정도의 혈액만 있어도 가능하다. 이와 같이 소변 색이 붉은 색깔을 띤다면 바로 가까운 비뇨기과를 찾아야 한다. 혈뇨도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과적 질환인 양성 가족성 혈뇨, 알포트 증후군, 면역글로불린 A 신병증 등이 있고 비뇨기계 질환인 요로결석, 비뇨기계 비특이성 염증과 결핵, 전립선비대에 의한 방광하부폐쇄, 신경인성 방광, 방광류, 다낭종성 신장, 너트 크랙커 증후군, 동정맥 기형 그리고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비뇨기계 종양(신장암, 요관암, 방광암, 전림선암) 등이 있다. 물론 운동을 심하게 많이 했을 때 일시적인 단백뇨와 함께 혈뇨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혈뇨는 몇 가지 특징에 따른 병력청취만으로도 어느 정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틍증이 있는지 없는지, 혈뇨가 소변 시작시 나오는지 아니면 끝에 나오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나오는지에 따라 출혈 장소를 알 수가 있는데, 소변 시작시 나오는 혈뇨라면 전부요도의 이상으로 인한 출혈로 생각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요도염, 요도 협착, 소년의 외요도 협착 등이다.

소변의 후반부에 나오는 혈뇨는 후부요도, 방광경부 또는 방광 삼각부에서 기원하는 출혈로 후부요도염, 전립선염, 방광경부의 종양 및 폴립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혈뇨를 보이는 경우는 방광이상의 비뇨기계에서 나오는 혈뇨라고 생각되며, 통증과 핏덩어리의 유무에 따라 다양한 원인질환을 생각할 수 있다.

병원에서의 검사는 우선 환자가 병원에 내원 시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자세한 병력 청취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요즘은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효과로 인해 저용량의 아스피린이 매우 광범위하게 쓰이는데, 이는 혈액의 항응고 효과로 인해 혈뇨의 요인이 될 수 있다. 또 자세한 이학적 검사로 환자의 옆구리 및 하복부 압통 유무 등의 진찰이 필요하다. 혈액검사를 통한 전신질환 유무를 판별할 수 있는 방사선 검사인 신장조영술과 복부초음파 검사 및 방광내시경검사 역시 혈뇨를 진단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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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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