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 입점 '제자리걸음' 응급의료기관도 없어 장거리 진료 불편… 홍성군 "공공보건인프라 확충"

각급 의료기관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내포신도시의 의료사각지대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어 지역주민의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충남도청 등 각급 기관이 속속 이전하면서 2만 명 돌파 등 인구수는 날로 늘고 있지만 이에 따른 병·의원의 입점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해 주민불만이 크다.

25일 홍성군에 따르면 내포신도시가 위치한 홍북면의 의료시설은 소아과 1곳과 이비인후과 1곳, 치과 4곳, 한의원 1곳, 보건지소 1곳이 전부다.

응급의료기관은커녕 내과와 외과도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진료과목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셈이다. 홍북면에는 지난달 현재 남성 1만 1072명, 여성 1만 1009명 등 총 2만 2081명이 거주하고 있으나 열악한 의료시설로 인한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

공무원 김모(40)씨는 "지난 금요일 감기 기운으로 인해 내과를 찾았지만 내포신도시 지역에는 단 한곳도 없었다"며 "보건지소에 내과 의사 1명이 상주한다는 소식을 듣고 전화를 했으나 개인사정으로 출근하지 않아 불편을 감소하고 왕복 40분 넘는 거리에 있는 홍성읍의 한 내과를 찾아 진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더욱 큰 문제는 젊은 층이 내포신도시로 대거 유입되면서 영유아에 대한 의료서비스 수요 또한 대폭 늘어났지만 소아과 전문병원은 단 1곳으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실제 홍북면의 '5세별 주민등록인구 통계'를 살펴보면 35-39세가 2451명으로 가장 많았고 40-44세 2110명, 30-34세 2041명, 0-4세 1864명, 5-9세 1769명 등의 순이다. 21단계 연령층 중 영유아 비중이 30-40대 3단계를 제외하고는 가장 높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내포신도시 내 유일한 A소아과의 경우 진료시간 내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2세 유아를 키우고 있는 가정주부 B씨는 "A소아과의 경우 인터넷 예약을 하고 있으나 진료를 원하는 어린환자들이 많아 조금이라도 늦어버리면 예약조차 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예약을 잡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홍성읍까지 장거리 진료를 오가고 있다"고 푸념했다.

이처럼 내포신도시 내 의료기관 부족이 장기화되면서 의료공백에 대한 주민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올해 초 대전에서 내포로 주거지를 옮긴 직장인 C씨는 "의료 복지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도시발전은 기대하기 힘들다"면서 "홍성군 등 관계기관에서는 이 같은 의료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서둘러 대책 마련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성군 관계자는 "내포 의료서비스 개선이 시급한 것은 공감하지만 병원들의 개원을 강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공공보건인프라 확충 등 의료취약지역에 의료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맹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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