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충북도 농산사업소 양잠보급과는 가을 누에고치 수매로 분주하다.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수매가 진행되는 충주시와 보은군 등 도내 양잠단지에는 황금빛 누에고치가 가득하다.

잠사박물관과 대한잠사회 잠업기술교육원이 위치한 충북도는 1970년대 생산량이 전국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잠업의 중심지였다.

최근에는 잠업을 시대흐름에 맞게 고부가가치 융·복합 산업으로 육성시키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누에고치는 실켜기를 통한 의류원단, 세리신 추출을 통한 화장품 원료, 미용 핑거볼 제작 등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의료용 소재까지 사용 영역을 확장했다. 누에고치 실크로 만든 차폐막(유착방지제)은 체내 공간을 분리시켜 원하는 뼈 조직이 자리잡게 시간을 벌어 주거나 잇몸 뼈가 생성되도록 돕는다. 실크로 만든 수술실은 인체에 흡수되기 때문에 제거 수술을 할 필요가 없다. 누에고치를 구성하는 성분이 사람 피부와 유사해 고막재생용 실크막, 인공점막, 혈관 패치 등 개발도 진행 중이다.

농산사업소 양잠보급과 서승석 과장은 "곤충산업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다"며 "특히 양잠산업은 식용, 의료용, 의류용, 학습용, 산업용 소재 등 산업간 융·복합화로 농촌의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누에산업은 1967년만 해도 국가 총수출액의 10.1%를 차지할 정도로 국가의 중추산업으로 성장했지만 합성섬유에 밀려 1980년대부터 급격히 쇠퇴했다.

그러다 1990년대 중반부터 누에가루가 혈당강하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입증되면서 부활의 조짐을 보이다가 최근 인공 뼈와 고막·호르몬개선제·화장품 원료 등으로 활용되며 미래농업의 핵심 소재산업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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