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분쟁 지역의 이해 이정록·송예나·박종천·장문현·조정규·추명희 지음 푸른길·372쪽·2만원

지난해 11월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자살 폭탄 테러사건이 발생했다. 테러를 일으킨 주범은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로 지목됐고, 테러에서 사망자만 130명, 부상자는 300명 이상이 발생했다. 전세계는 각종 통신매체를 통해 이를 뉴스로 보도했고, 사람들은 "또 IS가…"라며 한 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IS가 어떤 세력인지, 그들은 어디서 활동하는지, 왜 테러를 자행하는지에 대해서는 모르는 이가 대다수다. 비단 IS뿐인가. 소말리아 해적이 빈번하게 출말하는 아덴 만은 어디이며 중동지역에서 독립국가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쿠르드 족의 본거지가 어디인지는 쉽게 알지 못한다. 세상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는 그들의 분쟁, 갈등과 테러가 왜 발생하는지에 대한 배경은 더욱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한 개인의 의견만으로, 또 뉴스만으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는 분쟁과 갈등의 원인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책 `세계분쟁 지역의 이해`의 저자 중 한 명인 이정록 교수는 머리말에서 현재의 우리나라 국민은 세계시민(Global Citizen)이지만 세계지리와 세계사에 대한 학력은 세계시민을 자처하기에 매우 부끄러운 수준이라고 일침을 가한다. 또 매일 끊이지 않는 분쟁과 갈등 지역에 대한 이해는 더더욱 힘들다고 덧붙인다.

그럼에도 매일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세계적 이슈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 국가 내부에서나 국가와 국가 간의 갈등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결국 사회적 탄성에 의해 다른 국가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만 예를 들어도 외교부는 국민들의 생명·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여권법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일부 지정된 기간 동안에는 특정 국가 및 지역에 방문·체류를 금지하고 있다. 현재 여행이 금지된 국가로는 이라크,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예멘, 시리아, 리비아 등으로 대부분 내전이나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국가들이다. 치안이 불안한 국가라는 소리다. 실례로 지난 2004년에는 이라크에서 저항세력에 의해 무역회사 직원인 김선일 씨가 납치돼 피살되기도 했으며, 지난 2007년에는 우리나라의 한 교회의 목사, 신도 20여명이 전도를 위해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했다가 납치된 사건도 벌어지기도 했다. 곧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는 분쟁과 갈등을 방관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책은 세계 곳곳의 분쟁국가를 소개하면서 그들의 분쟁과 갈등이 왜 벌어지게 됐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일종의 개론서이다. 특히 기존의 국제정치학적 시각이 아닌 역사·지리학적 관점에서 출발해 분쟁을 해석한다. 세계의 많은 분쟁과 갈등지역 사례를 한데 엮어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주요 사례를 중동,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동북아시아, 서부 및 남부 유럽, 러시아와 주변,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으로 구분해 소개한다.

과거에 분쟁이 발생했거나 현재도 진행 중인 분쟁 당사국의 위치, 주변 국가, 종교·민족·언어의 구성과 주요 부족의 분포, 이들의 민족 이동 경로, 분쟁으로 인한 국경선이나 관할 구역의 변화를 설명한다. 지도까지 삽입해 독자들이 해당 국가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독자들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현재도 주목하고 있는 분쟁과 갈등의 사례를 통해 그들이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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