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시의 품격(전상현 지음)=책은 서울이라는 공간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서울이 가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가상 대담`이라는 특이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저자는 사회·문화·정치·경제적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상징적 인물을 선별해 1인 다역을 소화하며 스스로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진다. 특히 패러다임이라는 렌즈를 통해 서울의 도시 문제를 대변하는 공공공간, 공공개발사업, 보존, 아파트를 분석한다. 시대의 창·408쪽·2만2000원

◇조선 지식인이 세상을 여행하는 법(김영죽 지음)=책은 중인 출신이라는 한계가 있었지만, 자신의 재능으로 넓은 세상을 체험할 수 있었던 조수삼의 삶과 여행을 조명한다. 지적 호기심을 여행으로 승화시킨 조수삼의 여정을 통해 당대 평범한 조선 지식인의 꿈과 이상이 무엇이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역사의 아침·212쪽·1만3000원

◇틈새 보이스(황선미 지음)=저마다의 상처와 비밀을 지닌 네 소년이 등장한다. 학교도, 사는 곳도, 꿈도 다르지만 제대로 된 보살핌의 손길을 받지 못하고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를 짊어지고 있다는 구석은 같다. 이들은 `틈새`라는 분식집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고 점차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려냈다. 문학과 지성사·236쪽·1만1000원

◇자유의 기술(페터 비에리 지음·문항심 옮김)=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에서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는 혼자 집에 있는 노파를 찾아가 도끼를 휘두른다. 그는 지금까지 자라온 환경과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라고 항변한다. 우리도 `죄와 벌` 주인공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저자는 선택의 순간마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하며 제약된 조건 속에서도 진정으로 자유로이 살아가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고 역설한다. 은행나무 출판사 488쪽·1만7000원.

◇참선이란 무엇인가(진제 대선사 지음)=한국 선의 정통 법맥을 계승한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진제 대선사가 세상을 향해 풀어놓은 가르침인 법어집을 내놨다.

스님은 법어를 통해 종교분쟁과 사상대립, 빈곤과 환경파괴 등 인류가 직면한 난제들에 대해 보편적이고 본질적 요소인 마음을 통한 해결만이 근원적 해결임을 설파한다. 매일경제신문사·352쪽·1만6000원

◇민아이야기(강인숙 지음)=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아내이자 문학평론가, 국문학자인 강인숙 영인문학관장이 4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난 딸 이민아 목사를 그리며 쓴 글을 모아 책으로 펴냈다.

강 관장은 자신에게는 좋은 친구이자 멘토였던 이 목사와 얽힌 추억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딸에 대해서는 "남이 잘하는 것은 잘 못하고, 남이 잘 못하는 것을 잘하는 이상한 아이였다"고 술회했다. 변호사와 검사 등을 거쳐 목사가 됐지만 암 판정을 받고 나서 9개월만에 숨을 거둔 딸에 대한 그리움이 절절하게 묻어난다. 노아의방주·280쪽·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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