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그들은 잠을 자지 않으려고 서로 뺨을 때리고 꼬집으면서 일어났다. 겨우 일어나기는 했으나 정신이 몽롱했다.
그런데 전방 10m쯤 되는 곳에 있는 큰 바위 위에 어떤 짐승이 한 마리 있었다. 꽤 큰 짐승이었으나 사자나 범은 아니었다. 무늬가 없는 것으로 봐서 표범도 아니었다.
"퓨마다. 저건 퓨마야."
조사대들은 들어 올렸던 총을 내렸다. 퓨마에게는 전혀 살기가 없었다. 부드러운 눈으로 사람들을 보고 있었는데 뭔가를 얘기하려는 것 같았다. 조사대원들은 퓨마가 뭣을 원하는지를 살펴봤다.
"따라오라는 말이야. 저 녀석은 우리에게 그렇게 말하고 있어."
그들은 출발하기 전에 원주민 장로로부터 미국의 퓨마는 길 잃은 나그네를 안전한 곳으로 안내해준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퓨마는 조사대를 앞서 가고 있었다. 가끔 뒤를 돌아보면서 사람들이 따라오는 것을 확인하고 긴 꼬리를 늘어뜨리고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으면 자기도 멈춰 따라오라고 재촉하고 있었다.
퓨마는 분명 대원들에게 길 안내를 해주는 것 같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힘을 내어 계속 퓨마를 따라갔다.
퓨마는 계속 앞서 가고 있었는데 반나절쯤 지났을 때 험한 지형이 바뀌고 있었다. 계곡이 나왔고 계곡에는 물이 흐르고 있었다. 이제는 동서남북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날 오후 늦게 퓨마의 뒤를 따라가던 프랑스의 광산조사대들은 저 멀리 아래쪽에 길 같은 것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길이다. 길이 나왔어."
퓨마와 사람들은 계속 아래쪽으로 걸어 갔는데 길 저쪽에 희미한 불빛이 보이고 연기가 올라오는 것도 보였다.
원주민 마을이었다. 퓨마는 그 마을 앞까지 가더니 멈췄다. 그리고 마을에서 사람들이 나오고 조사대원들이 마을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되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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