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1921년 10월 프랑스의 린제이 광산회사의 직원 여섯 명이 북미의 산중으로 들어가 금의 광맥을 찾고 있었는데 그들은 너무 깊이 들어갔다. 그들은 높이가 3000m가 넘는 험한 산들이 엉켜 있는 첩첩산중으로 들어갔다가 그만 길을 잃어버려 동서남북도 알 수 없었다. 그까짓 미국의 산악지대라고 얕잡아 본 것이 실수였다. 연 1주일 동안 산중을 헤매다가 그만 지쳐버렸다. 식량도 떨어져 굶주리고 있었고 모두 잠이 오고 있었다. 그들은 그럴 때 잠을 잔다는 것은 바로 죽음과 연결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들은 잠을 자지 않으려고 서로 뺨을 때리고 꼬집으면서 일어났다. 겨우 일어나기는 했으나 정신이 몽롱했다.

그런데 전방 10m쯤 되는 곳에 있는 큰 바위 위에 어떤 짐승이 한 마리 있었다. 꽤 큰 짐승이었으나 사자나 범은 아니었다. 무늬가 없는 것으로 봐서 표범도 아니었다.

"퓨마다. 저건 퓨마야."

조사대들은 들어 올렸던 총을 내렸다. 퓨마에게는 전혀 살기가 없었다. 부드러운 눈으로 사람들을 보고 있었는데 뭔가를 얘기하려는 것 같았다. 조사대원들은 퓨마가 뭣을 원하는지를 살펴봤다.

"따라오라는 말이야. 저 녀석은 우리에게 그렇게 말하고 있어."

그들은 출발하기 전에 원주민 장로로부터 미국의 퓨마는 길 잃은 나그네를 안전한 곳으로 안내해준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퓨마는 조사대를 앞서 가고 있었다. 가끔 뒤를 돌아보면서 사람들이 따라오는 것을 확인하고 긴 꼬리를 늘어뜨리고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으면 자기도 멈춰 따라오라고 재촉하고 있었다.

퓨마는 분명 대원들에게 길 안내를 해주는 것 같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힘을 내어 계속 퓨마를 따라갔다.

퓨마는 계속 앞서 가고 있었는데 반나절쯤 지났을 때 험한 지형이 바뀌고 있었다. 계곡이 나왔고 계곡에는 물이 흐르고 있었다. 이제는 동서남북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날 오후 늦게 퓨마의 뒤를 따라가던 프랑스의 광산조사대들은 저 멀리 아래쪽에 길 같은 것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길이다. 길이 나왔어."

퓨마와 사람들은 계속 아래쪽으로 걸어 갔는데 길 저쪽에 희미한 불빛이 보이고 연기가 올라오는 것도 보였다.

원주민 마을이었다. 퓨마는 그 마을 앞까지 가더니 멈췄다. 그리고 마을에서 사람들이 나오고 조사대원들이 마을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되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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