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폭언 충격에 전보·병가 교사 늘어

#지난달 충남의 한 고등학교 교무실을 찾은 학부모 A씨는 남자 교사인 B씨의 뺨을 때리고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을 퍼부었다.

아들의 수행평가 점수에 불만을 품고 학교에 찾아와 B교사를 폭행한 것이다. B교사는 교무실에서 당한 그날의 사고 이후 트라우마에 시달려 결국 장기 휴직을 신청했다.

#대전의 한 중학교에서는 C교사가 수업시간에 떠든 남학생에게 주의를 주자 그 자리에서 심한 폭언과 함께 성적 비하 발언을 했다. 정신적인 충격을 받은 C교사는 그날 이후 심한 우울증에 지난달 병가를 냈다.

일선학교 교사들이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교권침해를 당해 전보, 휴직을 하는 건수가 증가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안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교권 침해 피해 교원에 대한 조치 내역`에 따르면 교권 침해를 당한 교사들이 전보, 병가 등을 내는 건수가 지난 2013년 405건에서 2015년 950건으로 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599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학생과 학부모의 폭행·폭언·성희롱 등 교권침해 건수는 2013년 5562건, 2014년 4009건, 2015년 3458건, 올해 상반기 1605건으로 집계됐다. 대전은 2013년 302건, 2014년 253건, 2015년 300건, 올해 상반기 79건으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안민석 의원은 "교권침해는 줄고 있지만 학생들의 교사 폭행과 성희롱, 학부모의 교권침해 비율은 반대로 늘어나고 있는 양상을 보였다"며 "교권이 무너지면 공교육 정상화도 힘든 만큼 교사들이 안심하고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교권보호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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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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