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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숙제를 스마트폰으로?" 폰 없는 아이들 어쩌라고

2016-09-02기사 편집 2016-09-02 09:44:42     

대전일보 > 사회 >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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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화감 조성·스마트폰 중독 우려" vs "시대에 맞는 효과적인 학습 방법"

첨부사진1연합뉴스 제공

초등학교 4학년 자녀를 둔 A(41·여)씨는 최근 스마트폰을 붙잡고 있는 딸에게 큰소리를 쳤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저녁 식사 후 한 시간 넘게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딸이 눈에 거슬렸던 A씨가 "전화기를 뺏겠다"고 큰소리를 치자 딸이 "숙제하는 데 왜 그러느냐"며 항변했기 때문이다.

확인 결과 딸은 스마트폰으로 책을 읽은 뒤 간단한 느낌을 적는 독서록을 작성하고 있었다.

담임교사가 이번 학기부터 이른바 '학급 밴드'에 자신이 읽은 책의 사진과 함께 간단한 느낌을 올리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맞벌이 부부로 초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B(38·여)씨는 퇴근 후 집에 가자마자 자신의 스마트폰을 아들에게 준다.

아들은 이른바 '반톡방'으로 불리는 카카오톡 대화방에 담임교사가 올려놓은 숙제와 다음 날 준비물을 확인한다.

또 독서록이나 야외 체험 경험담 작성 같은 간단한 숙제는 학급 밴드를 통해 작성한다.

B씨는 음란 동영상 시청이나 채팅방 왕따 등 여러 가지 유해성을 우려해 아들에게 스마트폰을 사 주지 않았지만 학교생활을 하려면 스마트폰이 꼭 필요하다는 요청으로 다음 주 스마트폰을 사러 갈 예정이다.

학교 수업에 스마트폰이 폭넓게 사용되면서 일부 학부모들의 불만이 높다.

과거에는 부모와 대화하고 함께 숙제도 했는데, 요즘은 집에 돌아와 스마트폰을 하는 시간이 너무 많다는 설명이다. 특히 일부 학교에서는 학급 밴드에 숙제를 올리도록 하면서 자신이 한 과제는 물론 친구들이 올린 과제까지 읽고 친구들과 단체 문자를 주고받다 보니 스마트폰을 붙잡고 있는 시간이 너무 많다는 주장이다.

A씨는 "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부추기는 생각이 든다"며 "스마트폰 중독이라는 말도 있는데, 어린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너무 많이 사용하도록 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 간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주장도 있다.

B씨는 "알림장은 물론 숙제까지 스마트폰으로 하다 보니, 스마트폰 없는 아이들은 소외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가정 형편이 어려운 집은 커다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스마트폰을 적절하게 활용한다면 시대에 맞는 효과적인 학습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강영하 공주교대 교수(초등교육학과)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교육은 교사와 1대 1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등 장점이 많아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라며 "친구들의 숙제까지 읽다 보면 스마트폰을 하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업과 학습을 위해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것은 스마트폰 중독과는 다른 개념"이라며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교사와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최명옥 충남스마트쉼센터 소장도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최대한 늦게 주는 게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스마트폰 사용이 일반화돼 있는 만큼 부모와 아이가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약속하고 그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