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연정국악원 8일 정기공연 '연정추모'

중부권 최고의 한국음악 전당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의 토대를 마련한 고 연정 임윤수 선생을 기리고, 든든한 동행자인 관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무대가 마련됐다.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은 오는 8일 오후 7시 30분 대전 서구 만년동 대전시립국악원 내 큰마당에서 제155회 정기공연인 '연정추모-소리, 몸짓, 노래 마음으로 들어오다'를 진행한다.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은 매년 9월 임윤수 선생을 기리는 공연을 열고 있다. 기존 프로그램과 다르게 이번 공연은 인간이 느끼는 희로애락의 다양한 감정을 판소리와 무용으로 표현해 내며, 보고 듣는 즐거움을 흥겨운 신명으로 그려냈다.

첫 곡 '종묘제례악 중 '전폐희문''은 조선시대 역대 임금과 왕후의 신위를 모신 종묘에서 올리는 제례악이며 보태평에 맞추어 추는 춤 '일무'와 보태평 11곡 가운데 첫 번째 곡인 '희문'을 노래한다. '전폐희문'은 종묘제례악 중 짧은 한 자락이지만 기악, 춤, 노래가 다 갖추어져 볼거리가 풍성하다.

그 뒤를 이어 연주되는 '적벽가 중 조자룡 활 쏘는 대목'은 곡의 이름만큼이나 박진감이 넘친다. 다섯 명의 남성 소리꾼들이 극적 긴장감을 유발하는 장중한 소리로 꿋꿋하고 웅장한 적벽가의 묘미를 구현한 멋스러움이 가득한 곡이다.

또 무아의 경지를 걸어다니는 듯한 세밀한 발동작과 함께 흰색의 긴 명주 수건이 그려내는 선이 조화를 이루는 '살풀이'는 현대적 감각으로 편곡한 반주에 맞추어 애잔한 슬픔을 풀어낸다.

'춘향가 중 어사상봉 대목'은 한양에서 장원급제한 이몽룡이 춘향을 만나기 위해 남원으로 내려가 춘향 모(母)와 향단을 만나는 기쁨을 노래하며 인간사 희로애락을 보여준다.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태평무'의 섬세하고 우아하며 절도 있는 흥과 멋은 화려함이 가득한 춤사위로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그 흥과 멋을 이어받아 심청의 효심에 감응해 심봉사가 눈을 뜨는 '심청가 중 심봉사 눈 뜨는 대목'은 귀를 탁 트이게 하며, 화려함과 흥겨움으로 가득한 '소고춤'이 마지막 무대에 올라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대전시립연정국악원 관계자는 "이번 공연에서는 전통예술 중에서도 가장 손에 꼽히는 기악, 춤, 노래를 한 자리에 모았다"며 "보고 듣는 즐거움이 가득한 장중하고 화려한 무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북 영천에서 출생한 연정(燕亭) 임윤수 선생은 일찍이 경주 율객 최윤 선생에게 한학(악기, 예기 등)을 수학하고 신은휴 선생으로부터 거문고를 직접 사사하며 우리나라 음악과의 깊은 인연을 맺었다.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일생동안 수집한 국악 관련자료인 졸장만록 등 3000여 점을 대전시에 기증, 지난 1981년 전국 최초로 설립된 대전시립연정국악연구원의 토대를 마련하며 국악 발전의 초석을 다졌다.

공연 예매는 대전시립연정국악원(www.koreamusic.go.kr) 또는 아르스노바 (www.arsnova.co.kr)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며 입장료는 R석 1만원, S석 5000 원등이다. ☎ 042(270)8583. 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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