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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칼럼] 가계부채 대책과 양극화 우려

2016-09-01기사 편집 2016-09-01 04:4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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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정재호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규모가 6월 말 기준 1257조 원을 넘어섰다. 이 규모는 우리나라 1년 국가예산의 3배 이상이고 가처분소득 대비 160%정도의 수준으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현 정부 출범전인 2012년 말 963조 규모이던 가계부채가 3년 반 만에 293조가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에만 54조원이 늘어난 셈이다. 2014년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한 이후 급격하게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부실의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 8월 25일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내놓았다. 이번 대책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택지 공급물량 감축과 분양보증심사 강화로 아파트 분양물량을 축소하고 아파트중도금 집단대출심사를 강화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정부는 신규분양물량이 증가하면서 중도금대출이 급증했고 그 결과 가계대출이 증가됐다고 분석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에 시장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지역의 수요와 부동산시장의 온도 차이 때문이다.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는 가계부채 대책방안에 대한 효과를 가져 오기에는 역부족이고 오히려 부동산시장 부양을 유도할 수 있다. 반면에 대전 등 지방 부동산시장의 침체를 가속화 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규 공급물량을 줄여 주택담보대출 증가를 억제하겠다는 것은 단기적 대책이라 할 수 없다. 신규 사업 인허가 조절이나 택지공급 축소는 향후 2-5년 부동산 시장의 공급물량을 조절하는 차원의 대책일 뿐이다. 그래서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의 급증하는 가계대출을 당장 잡기 위한 수단으로 보기에는 어렵다. 한편으로 PF대출 심사강화와 미분양 우려지역에 대한 분양보증 예비심사 방안은 신규 공급이 거의 없는 대전 등의 지방 부동산시장과 지역 건설업체들에게는 공급부재로 이어질 수 있는 우려감을 낳게 한다. 이번 집단대출 대책은 기존 정책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비록 기존 은행과 보험권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방향성은 유지하지만 가이드라인 적용 제외 방침은 계속 유지하고 있다. 다만 부작용이 지속되면 향후 가이드라인 적용을 검토하는 것으로 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이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의 규제 강화나 투기 수요를 막기 위해 분양권 전매 제한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이 제외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재 가계부채 급증의 근본적인 원인은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대출금리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뿐만 아니라 신용대출 역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이다. 가계부채 증가는 실질소득이 증가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 금리인상 시에 변동금리 대출자들에게는 이자에 대한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가계부실로도 이어질 수 있다. 결국 내수부진으로 이어지고 국내 경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급증하는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로 가계부실 방지 대책의 필요성은 공감한다. 하지만 이번 가계대출 규제가 과열돼 있는 서울, 수도권 지역과 달리 대전 등 지방 부동산시장은 극도의 침체에 빠지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서로 다른 시장의 진단과 처방을 동일하게 해서는 안 된다. 궁극적으로는 고용창출 확대와 노동시장의 안정은 물론이고 실질임금이 상승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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