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문화예술의 진흥과 문화복지 향상을 위해 2009년에 출범한 대전문화재단은 한시도 조용한 적이 없었다. 대표이사가 선임될 때마다 터져나오는 뒷말이 흔들기 수준을 넘었다. 박강수 초대 대표의 경우 정치경력을 문제 삼았고, 2-3대 대표를 지낸 박상언 전 대표의 경우 지역출신이 아니라는 점을 꼬투리 잡았다. '대전예술가의집' 명칭 변경 설문조사 조작 건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4대 박찬인 대표의 경우 인문학 교수인 점을 문제 삼았다. 문화재단 대표가 선임될 때마다 지역문화예술계의 흔들기는 꼬리표처럼 뒤따랐다.
모든 문화예술인을 만족하는 문화예술단체 수장을 선임하는 것은 솔로몬도 못할 일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특정 분야 출신을 대표로 앉혔을 때 다른 분야의 반발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같은 분야라 하더라도 파벌간 대립이 극심해 특정인을 선정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지금껏 대전문화재단 대표에 학계나 외부전문가가 선임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는 않다. 현재 대전문화재단은 사공이 너무 많다. 드넓은 바다로 나가지 못한 채 자꾸 산으로 향하고 있다. 이 내정자가 대전문화재단의 조타기를 단단히 쥐어 망망대해를 헤쳐나갈 지, 헤맬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조타기를 쥐고 시운전을 할 때까지만이라도 기다려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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