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지역 살림집 흔적 유추 생활사 담긴 고문서도 소장 역사·문화·관광자원 활용

대전 동춘당 종택 주변 전경. 사진=문화재청 제공
대전 동춘당 종택 주변 전경. 사진=문화재청 제공
`대전 동춘당 종택`과 함께 `소대헌·호연재 고택`이 국가지정문화재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됐다.

28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중요민속문화재 제289호로 지정된 `동춘당 종택`은 조선 후기 기호학파의 대표학자 동춘당 송준길(1606-1672)의 5대조 송요년(1429-1499)이 15세기 후반에 처음 지었다고 전해진다.

이후 몇 차례 옮겨 지어졌으며, 현재는 1835년 중건할 당시의 모습으로 남아 있다. 임진왜란 이전 충청지역 살림집의 흔적을 유추해 볼 수 있는 희소성이 있고, 상량문(上樑文) 기록 등을 통해 그 변천 과정을 명확히 알 수 있는 역사적 가치가 있다.

또 안채는 충청지역에서 드문 `ㄷ`자형 평면을 이루고 있으며 중앙에 놓인 6칸 규모의 대청과 양통집 구조인 서쪽의 날개채, 세로로 긴 안마당 구성은 이 지역 상류층 주택의 특성을 잘 나타낸다. 규모가 큰 일자형의 사랑채는 큰 사랑방과 작은 사랑방이 별도의 마루방을 갖고 있다.

안채와 사랑채 사이에는 내·외담이 설치돼 있는데 안채와 사랑채의 높이를 고려, 시선을 차단할 정도의 가림벽 역할을 하고 있어 세심한 조형성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동춘당 송준길의 종가로서 불천위(不遷位) 제사와 기타 제례가 전승되고 있으며, 조선 중기부터 근대까지 집안의 생활사와 지역 향촌 사회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방대한 고문서 등이 소장돼 있다.

중요민속문화재 제290호로 지정된 `소대헌·호연재 고택`은 동춘당 송준길의 둘째 손자인 송병하(1646-1697)가 1674년 종택에서 분가해 법천동(현재 대전 대덕구 법동)에 건립한 고택이다.

이후 송병하의 아들 소대헌 송요화(1682-1764)가 1714년 현재의 위치로 옮겼다. 송요화의 부인 호연재 김씨(1681-1722)는 17-18세기 여성문학을 대표하는 시인이며 한시 134수를 남겼다.

이 고택은 조선 중기 대전지역의 살림집을 이해할 수 있는 건축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충청지역에서는 보기 드물게 큰 사랑채와 작은 사랑채를 동시에 갖추고 있으며, 큰사랑채는 양통집 구조이다. 대청을 한쪽에 두는 방식과 안채의 마루방과 툇마루 등을 전면뿐 아니라 사방에 다양한 크기로 배치하는 양식은 지역적 특색을 나타낸다.

큰집 격인 동춘당 종택과 같이 송준길 가문, 호서지역 명문가 후손 집안으로의 면모를 지니고 있으며, 조선 중기의 원형이 비교적 잘 남아 있다. 또 살림집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대전지역에서 지역적 특색을 알 수 있는 희소성도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동춘당 종택과 대전 소대헌·호연재 고택이 체계적으로 정비·보존되고, 역사·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해당 지자체와 함께 다각도로 힘써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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