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라·레지오넬라증·유행성 눈병 잇따라 보건당국 "개인 위생 철저… 예방 최우선"

폭염이 끝나고 가을에 접어든 가운데 콜레라, 레지오넬라증을 비롯해 유행성 눈병 등 `늦여름` 감염성 질환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시민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2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발생한 콜레라 환자들로부터 분리된 균을 분석한 결과 환자 A씨(59)와 B씨(73·여)의 유전자 지문(PFGE)이 동일한 것으로 밝혀졌다. A씨로부터 분리된 균은 현재까지 확인된 국내 환자의 콜레라균 PFGE 결과와 일치하지 않는 새로운 유형이지만, B씨에게서 발견된 균과는 동일한 유전자형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사례처럼 우리나라에 알려진 콜레라균은 대부분 해외에서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1년부터 기록된 우리나라의 콜레라균 유전자형 데이터베이스는 총 256건으로, 이중 216건은 해외에서 유입되고 나머지 40건은 국내에서 발견된 균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인 만큼 감염 경로가 여전히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보건당국이 이들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해 감염자들의 접촉자, 음식, 음용수 등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지만 균을 발견하지 못한 탓이다. 이에 보건당국은 향후 추가적인 역학조사를 실시해 감염경로를 파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이번 콜레라 감염 사례처럼 `경로를 알 수 없는` 질환뿐 아니라 다양한 감염병이 추가로 확인되자 시민들의 불안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인천의 한 숙박업소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레지오넬라증 환자를 확인했다. 보건당국은 해당 업소의 환경검사를 실시해 물탱크, 수도꼭지, 샤워기 등에서 레지오넬라 균을 발견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다중이용 업소에서의 위생 점검과 소독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감염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유행성각결막염과 같은 눈병 환자마저 크게 늘어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14일부터 20일까지의 유행성각결막염 환자 수는 1000명 당 24.8명으로 전주의 23.1명에 비해 1.7명이 늘었고, 아폴로눈병으로 알려진 급성출혈성결막염은 1000명당 1명으로 전주의 0.9명보다 소폭 늘어났다. 전염력이 강한 해당 질환들은 단체생활을 하거나 다중이용 시설을 사용할 경우 빠른 속도로 감염될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보건당국은 감염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레지오넬라증은 누구나 감염될 수 있지만 면역이 저하된 고위험군에게 특히 잘 발생한다. 때문에 균이 서식할 수 있는 냉각탑 청소와 소독을 주기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며 "유행성 눈병 예방은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지만, 감염됐다면 전염 기간인 2주 동안 사람이 모인 장소에 가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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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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