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물 내각제·유력주자 영입경쟁 등 안갯속 반기문 선택·안철수 변신 최대변수

요즘 정치권에 제3지대론이라는 말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현재의 3당 체제(원내중심)를 깨고 새로운 정치주도세력을 만들자는 움직임이다. 이러한 움직임 자체는 환영할 일이다. 왜냐하면 우리 국민들은 이들 기존 정당에 너무 실망했고 앞으로도 계속 실망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 정치는 지역주의와 국민감정을 이용해서 잘 먹고 지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호남 지역갈등과 좌우이념 갈등을 활용해서 쉽게 당선되고 그들만의 잔치를 즐겨왔다. 그들만의 잔치마당이라는 폐쇄적 공간에 갇혀서 지내다 보니 세상물정을 모르고 건전한 상식과 판단력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정당의 공천권 행사가 고유권한인 것처럼 오해되어 있고 공천권 행사를 위한 당권획득에 집중하게 되어 국회기능은 반신불수가 되었다. 공천장만 쥐면 많은 지역구에서 자동 또는 반자동 당선이 가능했다.

이런 부당하고 불의한 구조는 깨져야 한다. 이것은 도덕적 역사적 당위성이다. 제3지대 형성이 현실적 조건도 어느 정도는 조성되고 있다. 정치적 지역주의는 지난번 총선에서 타나났듯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 최근 새누리당에 호남출신 대표가 들어섰고 제1야당인 더 민주당에도 출생은 TK인 의원이 대표에 당선됨으로써 지역주의를 흔들고 있다. 또 새누리당의 친박과 비박, 더민주당의 친문과 비문간 알력이 양극화라고 불릴 정도로 심화되어 있어서 강한 원심력이 작용할 경우 떨어져 나올 가능성도 점증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정도의 여건으로서는 아직 부족하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물이다. 즉 내년 대선에 나올 대통령감이 깃발을 들어야 한다. 만약 내각제로 개헌이 된다면 대통령감 없이도 정계개편이 쉽게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대통령제가 내년 선거 때까지 존속된다면 집권가능성이 없는 제3세력의 형성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 정당이 힘을 가지려면 우선 현역 국회의원을 많이 확보해야 하는데 현역의원들이 명분만 갖고 소속정당의 기득권을 버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인물론과 관련하여 제일 주목되는 것은 반기문과 안철수다. 반기문은 가장 유력하지만 아직 입주할 집이 미정인 상태다. 새누리의 친박이 그의 입주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지만 너무 인기가 없다. 비박에는 김무성이 대선후보가 되기위해 열심히 뛰고 있고 유승민, 오세훈 등도 기회를 엿보고 있는 상태다. 이들은 반기문총장이 대선레이스에 뛰어들지 않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아마도 반총장 입장에서는 새누리당 전체가 환영한다고 해도 현 집권보수세력에 대한 저호감도를 감안할 때 망설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반총장에게 가장 좋은 입지는 새누리당과 안철수의 국민당, 그리고 여타 정치적 세력의 연대를 통해 범국민적 추대구조가 조성되는 형태일 것이다. 이승만의 귀국이 거국적 바람을 일으켰듯이 말이다.

더민주의 문재인은 호남과 재야좌파의 지원을 동원하여 안철수와의 연대를 최대한 압박하려고 하겠지만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안철수는 독자생존이 어려운 형편이다. 현재의 호남기반과 40명의 현역의원을 갖고는 현실적으로 역부족이다. 호남도 그에게서 멀어져가고 있다. 본인의 리더십이나 정당지지도 등으로 보아 외연확장도 어렵다. 대대적인 변신의 결단의 코너에 몰릴 것이다. 국민의 당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손학규, 정운찬은 외연확장에 도움은 되겠지만 여전히 미흡하다.

그러나 그는 54세, 아직 젊다. 때를 기다릴 수 있다. 좀더 국정경험을 쌓아야 한다. 내각제가 아니라고 해도 대통령이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분권적 실세총리가 될 수 있다. 앞으로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계속 정치판이 출렁이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반기문의 선택과 안철수의 변신이 가장 큰 변수다.

순천향대 대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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