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발생한 콜레라 환자의 감염경로가 오리무중이다. 질병관리본부는 환자 2명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였지만 감염경로는 여전히 알 수 없다고 어제 밝혔다. 다만 바닷물과 해산물이 콜레라균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추정하고 구체적인 감염원을 찾고 있다는 입장이다. 위생상태가 열악한 후진국에서나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진 콜레라가 국내에서 발병했다는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콜레라는 그동안 해외에서 유입된 환자는 있었으나 국내에선 지난 2001년 발생이후 1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두 환자한테서 동일한 콜레라균이 확인됐는데도 보건당국이 감염경로를 찾지 못하고 있으니 더욱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첫 번째 콜레라 환자는 지난 23일 확인된 거제와 통영을 여행한 광주광역시 거주 59세 남성이다. 이틀 뒤 거제에 사는 73세 여성이 두 번째 환자로 판명됐다. 두 환자는 서로 동선이 전혀 겹치지 않았다. 같은 점이 있다면 남성은 거제 현지식당에서 생선회를 먹었고 거제 여성은 이웃주민이 잡은 생선을 먹었다는 점이다. 보건당국이 확인한 두 환자의 콜레라균은 유전자가 같은 종류다. 더욱이 확인된 균은 국내에서 발견된 적이 없는 새로운 유형이다. 같은 종류의 균이 두 사람을 감염시킨 것 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곧 같은 콜레라균을 접촉한 사람이 상당수 있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되는 셈이다.

하지만 보건당국이 6일째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콜레라 환자와 접촉한 사람 중에서 징후가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첫 번째 환자와 두 번째 환자의 접촉자 가족, 생선회를 같이 먹은 사람 등 50여 명 어느 누구한테서도 콜레라균이 발견되지 않은 것이다. 대규모로 전염될 가능성이 없어 다행이지만 보건당국을 난감하게 만드는 이유가 아닐 수 없다. 당국이 염두에 두고 있는 바닷물과 해산물에 대한 오염여부를 확인하자면 좀 더 시일이 걸려야 한다. 원인을 알지 못하는 전염병이 주는 불안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보건당국은 서둘러 콜레라의 감염경로를 찾아내고 철저한 방역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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