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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밀정]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가

2016-08-26 기사
편집 2016-08-26 06:56:18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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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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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가 - 밀정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의 이야기다. 조선인이지만 일본 경찰인 이정출(송강호)은 무장독립운동단체 의열단의 뒤를 캐라는 특명을 받는다. 그는 의열단의 리더인 김우진(공유)에게 접근하게 된다. 시대가 만들어낸 극, 그리고 그 극의 끝단에 서 있는 두 사람은 서로의 정체와 의도를 알고 있으면서도 진의를 감춘 채 가까워지게 된다.

그러던 중 출처를 알 수 없는 정보가 양쪽에서 새어나간다. 대체 누가 밀정인지 알 수가 없다. 의열단은 일제의 주요 시설을 파괴할 폭탄을 경성으로 들여오기 위해, 그리고 일본 경찰은 그들을 쫓기 위해 모두 상해에 모이게 된다. 목표를 위해서는 누구든지 이용하고 회유해야만 한다. 숨가뿐 교란 속에서 이윽고 폭탄을 실은 열차가 국경을 넘어 경성으로 향한다.

영화는 나라를 잃은 암울한 시대였지만, 동시에 서양 문물이 들어오던 역동적인 시대라는 이중적 의미를 갖고 있다. 밀정은 1920년대 당시, 조선인 출신 일본 경찰로 친일을 선택한 인물인 정출과 그가 작전 대상으로 삼게 된 항일 무장독립운동단체 의열단의 새로운 리더 우진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미 다양한 전작들로 팽팽한 긴장감, 거대한 스케일 등을 기가 막히게 그린 김지운 감독이다. 최고의 배우인 송강호, 공유와 함께 그가 그려낸 일제강점기의 모습은 스파이 영화의 장르적 즐거움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석연찮은 자식의 죽음 진실을 캐다 - 그랜드파더

월남전 참전용사인 기광(박근형)은 공장에서 출퇴근 버스를 운전하며 사는 소시민이다. 어느 날이었다. 아주 오랜 기간 연락이 끊겼던 아들의 소식이 온다. 아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장례식장을 찾아 간 기광은 차갑고도 조용한 소녀, 손녀인 보람(고보결)을 만나게 된다.

그렇지만 의문이다. 아들은 자살을 하지 않은 것만 같다. 기광은 아들의 죽음이 석연치 않다는 것을 직감하고 손녀인 보람에게 아들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히려 안간힘을 쓴다. 그 뒤 그는 결정적인 단서를 얻게 된다. 하지만 진실 저 너머에는 분노만이 있을 뿐이었다. 그는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할 단 한 사람, 보람을 위한 사투를 준비한다.

영화에서 무엇보다 눈여겨봐야 할 점은 박근형이라는 대배우이다. 우리가 흔히 영화를 통해 봤던 노인 캐릭터는 인자하거나 '시크'한 캐릭터이다. 하지만 영화는 이 같은 일반적인 모습을 넘어 분노를 제대로 표출할 줄 아는 노인인 기광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렇기에 일반적인 내공을 가져서는 기광을 제대로 살릴 수 없었다. 77세, 이 노배우는 회장님도 이웃집 할아버지도 아니다. 부조리한 사회를 향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캐릭터이다. 대체 불가능이라는 수식어가 정말 잘 어울릴 것이다.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그의 깊은 눈빛과 섬세한 연기, 폭발적인 에너지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는 것만으로도 영화를 보는 재미는 충분할 것이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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