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경기 남은 상황서 '가을야구' 가능성 더 낮아져… '감독 사퇴' 등 여론 악화

한화 이글스가 권혁의 1군 엔트리 말소로 가을 야구에 `빨간불`이 켜짐과 동시에 `보살팬`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특정선수에게 너무 많은 이닝을 소화시키는 마운드 운용을 두고 팬들이 갑론을박을 벌이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권혁은 넥센 히어로즈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팔꿈치 통증을 호소,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권혁의 이탈은 한화와 한화 팬들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권혁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한화 불펜의 든든한 `믿을맨`으로 활약했다. 그는 지난 2년간 144경기에 등판해 207⅓이닝 동안 공을 던졌다. 한해에 100이닝 이상을 소화한 셈이다. 소화한 이닝만 보면 권혁이 선발투수라고 해도 믿겠지만 그는 불펜투수이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불펜투수 가운데 지난 2년 간 권혁보다 많이 던진 불펜투수는 없다.

성적도 준수했다. 권혁은 올해 6승 2패 3세이브 13홀드 평균자책점 3.87로 팀내 최고 수준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박빙인 상황에서 상대를 추격할 때나, 근소한 점수차로 이기고 있을 때 승리를 지키는 역할도 그의 몫이었다. 제 역할을 충분히 소화했기 때문에 구단과 팬들의 권혁에 대한 믿음은 그 어느 때보다 두터웠다.

그런 그의 부상은 한화에게 치명적이다. 25일 진단결과 왼쪽 팔꿈치 염증의 경미한 부상으로 확인돼 2군 재활군에 합류했지만, 32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최소한 7-8경기에는 권혁이 등판할 수 없고, 경우에 따라 시즌 막바지 치열한 순위경쟁에서 더 이상 그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지난 24일 넥센과의 경기 패배로 한화는 가을 야구 마지노선인 5위와 4경기 차로 벌어졌고, 이는 남은 경기 수를 감안할 때 결코 따라잡기 쉬운 게임차가 아니다.

상황이 이쯤 되자 보살팬들의 마음도 흔들린다. 최근 신인 김민우의 부상이 알려지고 권혁까지 부상을 입으면서 `투수 혹사` 여부를 두고 한화 이글스 홈페이지를 비롯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설전을 벌이는 팬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가을 야구를 포기하고 선수들을 보호하자는 팬부터, 감독의 사퇴 요구 등 주문도 다양하다. 과격한 주장에 반박하며 구단을 옹호하는 댓글이 달리면서 팬들도 양분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 모든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은 가을야구 진출뿐이다.

김성근 감독이 경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줄어든 상황에서 한화가 과연 가을야구에 진출해 그동안의 우려가 기우일 뿐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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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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