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66주년 특집] 중이온가속기(라온) 구축… 의미와 기대

◇올해 7월 중이온가속기 라온(RAON) 구축을 위한 핵심시설인 초전도고주파(SRF) 시험시설이 가동에 들어갔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한 축인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조성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른 것이다. 사업비만 1조 4298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현재 IBS(기초과학연구원)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은 오는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중이온가속기를 개발하고 있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희귀동위원소 발견 등 국내 기초과학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5052억 원 상당의 생산유발효과와 3383억 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기대되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도 산적하다. 중이온가속기 조성사업의 추진현황과 의미, 앞으로 기대효과 등에 대해 짚어봤다.

◇2021년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구축= 오는 2021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핵심 중 하나인 한국형 중이온가속기(라온)가 완공될 전망이다. 사업비 1조 4298억 원이 투입되는 중이온가속기는 유성구 신동지구 내 총 면적 95만 2066㎡에 조성된다. 가속장치 길이는 약 500m로, 400개 이상 초전도가속관이 들어갈 예정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중이온가속기 구축을 통해 국내 기초과학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기반 마련 및 가속기 활용 우수 연구자를 양성하겠다는 게 이 사업의 주요 목적이다. 과학도시 대전을 세계적인 과학기술도시로 발돋움하게 하는 첨병 역할을 해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대전 유성구 KAIST(한국과학기술원) 문지캠퍼스 내에서는 중이온가속기에 들어갈 핵심 부품의 성능을 사전 검증하기 위한 연구를 하는 초전도고주파(SRF) 시험시설이 가동 중이다. 국내 최초 자체 시험시설로 초전도가속관 조립·성능시험시설과 저온유지모듈 및 초전도선형가속기(SCL) 데모시설을 갖추게 된다. 라온의 축소판인 SCL 데모시설은 올 연말까지 설치가 목표다.

IBS 정순찬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장은 "올해 말 초전도가속장치 본제품 제작 착수에 들어가 내년부터 초전도가속장치 본제품에 대한 성능시험을 수행할 예정"이라면서 "올해 말까지 SRF 시험시설 내에 초전도가속기 성능 검증 시스템(SCL 데모)을 구축하고 초전도 이온원과 저에너지 선형가속기 RFQ의 시운전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과학연구의 중심= 중이온가속기는 희귀동위원소를 생성해 기초과학연구에 활용하는 장치로 세계 최초 융합형 희귀동위원소 생성방식(ISOL+IF)을 적용하는 시설이다. 인류의 보다 나은 삶을 구현하기 위해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완전히 새롭고 희귀한 원소 발견, 현재까지 이해할 수 없었던 자연계 및 우주현상에 대한 과학적 이해 등 미지의 현상 규명, 새로운 소재나 물질 등 가치창출을 물질의 구성단위인 원소 차원에서 접근해 과학기술적 역량과 수준 향상에 기여하게 된다. 특히 한국형 중이온가속기가 완공되면 가속기 분야 선도국가 반열에 진입하게 된다. 미국, 일본, 캐나다, 독일, EU 등과 함께 가속기 분야 선도그룹으로 최신의 가속기 연구시설을 보유한 국가로 위상이 달라질 전망이다. 해당 사업 참여기업의 기술 경쟁력도 강화된다. 참여업체들은 기존 보유 기술을 바탕으로 중이온가속기 구축사업에 참여함으로써 새로운 기술력을 습득하고 기존 기술력 제고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나아가 신규 사업영역을 개척하고 해외 선도기업과의 기술격차를 단축시키며, 타 가속기 구축사업 및 국제 네트워크 참여 기회가 있다. 선도국·기관 대비 기술수준 및 역량 향상도 예상된다. 중이온가속기 시설이 구축되면 알려지지 않은 원소를 발견하고 원리를 파악하는 핵물리학과 우주 구성 물질의 발생 원리 규명을 위한 천체물리학, 새로운 암 치료 기술 개발을 위한 의생명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전망이다.

◇5052억 원 상당 지역 생산유발효과= 과학도시 대전에 자리잡는 중이온가속기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핵심 거대과학기설이다. 이 사업에 따른 지역경제효과도 만만치 않다. IBS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의 `중이온가속기구축사업의 과학기술 및 경제사회적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를 살펴보면 5052억 원 상당의 생산유발효과와 3383억 원의 부가가치유발효과가 기대된다. 지역 부가가치유발효과 중 장치구축으로 인한 부가가치유발효과는 1229억 원, 시설건설 및 운영으로 인한 효과는 2154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5621명의 고용이 대전지역에서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위해서 미래부와 지자체, 산·학·연, LH공사 등 유관기관과의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 향후 가속기 시설의 활용 극대화를 위해선 국내 연구자의 사전 양성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 설계 기술 국산화 및 국내 기업 참여 확대를 통해 장치 국산화율을 70% 이상으로 향상시키는 것도 과제 중 하나다.

IBS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은 올해 중이온가속기 건설을 위한 실시설계에 들어가 2017년 7월 착공 공사에 돌입해 2021년 말 완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순찬 단장은 "현재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은 가속장치 구축 및 시설건설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국산화 70% 이상을 목표로 장치 구축과정에서 지역기업 참여 확대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정원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