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훼손 반발 속 워터파크 등 고심… 일부 축소 계획 밝혀

잠정적으로 사업보류 단계에 놓여 있는 대전 보문산권 종합관광개발을 두고 대전시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민선 5기에 이어 민선 6기에도 사업추진 여부가 불투명해진 반면 대전 중구 주민들의 기대는 여전히 높은 상태여서 진퇴양난의 형국에 빠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민·환경단체가 자연훼손을 우려하며 시각차를 나타내고 있어 시는 사업시행계획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23일 대전시에 따르면 보문산 종합관광개발은 현재 잠정보류 상태로, 내년부터 시작되는 `제 6차 대전권 관광개발 중기계획`에 포함돼 문화체육관광부의 용역 중에 있다.

시는 당초 오는 2020년까지 보문산권 종합관광개발 기본계획을 세우고 12개 사업을 연차적으로 추진하려 했지만 예산 미확보, 민간자본 유치 난항 등의 이유로 사업추진동력이 떨어져 중기 계획의 후보사업으로 포함시키게 된 것이다. 해당 용역결과는 오는 10월에야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선 결과 또한 가늠할 수 없는 상태다.

제 6차 대전권관광개발계획은 5년 1회씩 수립되는 중기계획으로 올해 말까지 계획안 수립을 거쳐 내년부터 2020년까지 계획을 실시하는 일종의 대전권 관광개발 지침서이다.

시는 용역결과를 기다리면서 보문산 관광개발에 대한 세부사업을 수정하는 등 내부적 검토도 병행 중이다. 민선 5기 당시 수립한 계획에는 워터파크 조성, 대사-오월드-뿌리공원 구간 곤돌라 설치, 보문산 대전전망대 등 굵직굵직한 사업들을 포함시켰지만 이를 제외하고 사업성이 떨어지는 세부사업도 생겨났기 때문. 더욱이 시민·환경단체에서 환경훼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하면서 시민공감대를 얻기 위해 세부사업을 수정키로 했다.

시가 보문산 관광개발계획 중 가장 고심하고 있는 과제는 민간자본 유치이다. 1000억 원 이상 필요한 사업비를 시의 빠듯한 재정만으로는 충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는 민간사업자를 유도하기 위해 12개 사업 중 경중을 따져 일부사업을 축소해 사업성을 확대할 방침이다. 시는 곤돌라 설치와 워터파크 조성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태다. 사업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전국의 민간기업을 돌며 핵심 사업의 투자의사 타진·사업타당성 등을 조사함과 동시에 오월드·뿌리공원 등 기초관광자원과 긴밀히 연결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도 모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보문산 관광개발은 현재 밑그림만 그려진 상태로 문체부 용역결과에 따라 유·불리가 나타날 수 있지만, 공약사업인 만큼 자체적으로도 사업추진의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민선 6기 내 사업완료는 어렵다고 보지만 올해 중 최종계획을 마련해 사업시행까지는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보문산 관광개발사업은 대전시가 대전 중구 대사·행평·호동·문화뿌리지구 등 4개 지구에 1210만㎡ 규모의 민간자본을 포함한 국·시비 1280억 원을 투입해 중부권 최대 패밀리파크를 조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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