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군 내 한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교사가 아동 학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번 사례는 예사 아동학대 사건과 달라 보인다. 무엇보다 범죄혐의를 구성하는 수단이 고약하다. 이 교사에 대한 경찰의 핵심 혐의점은 원생 2명을 주삿바늘을 사용해 어깨 팔 부위 등을 찔렀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투명 테이프를 이용한 손을 묶는 행위 등은 오히려 별것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형사 입건된 해당 교사는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는 모양이다. 주삿바늘 학대는 사실이 아니며, 테이프로 일부 원생들 손을 묶은 부분만 인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또한 훈육목적의 행위였다는 게 이 교사의 항변이다. 이 교사의 방어권은 충분히 보장돼야 하고, 재판에 넘겨지면 얼마든지 사실관계를 다툴 기회가 생길 것이다. 그럼에도, 경찰은 유죄입증을 자신하는 분위기다. 피해 원생들이 주삿바늘 학대를 받은 정황과 물적 증거를 확보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피해자들 진술과 옷소매 핏자국 사진 등이 간접 증거로 제시되고 있는 상황이며, 이에 그치지 않고 문제의 주삿바늘을 입수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키로 했다. 실체적 진실 싸움은 시간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또 피해 원생들이 소외계층 자녀라는 사실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반대로 피해 원생들이 부유하거나 잘나가는 부모를 뒀더라면 쉽게 '표적'이 되지 않았을지 모른다. 일반화해선 안 되겠지만 병설이든 사립이든 아동 부모가 적절히 신경을 써주면 교사들도 함부로 대하기 어려운 게 세상인심이다. 나아가 공립유치원 교사가 연루된 사건이라는 점도 거슬리기는 마찬가지다. 공립유치원 교사는 교육공무원으로서 안정적인 직업이라 할 수 있다. 당연히 급여, 복지 환경도 사립보다 낫다고 봐야 하는데, 면구스런 일이 터졌다.

등잔 밑이 어둡다지만 해당 교육청은 그동안 뒷짐만 쥐고 있었던 것 같다. 가해 교사의 훈육방식에 대해 죽 안 좋은 소문이 나돌았다는데, 감사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면 문제의 소지가 있다. 병설유치원 운영 전반에 대한 실태 점검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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