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6도 22년만에 기록적 무더위

연일 지속되는 무더위에 대전의 8월 최고기온이 지난 20일 경신됐다. 이날 대전의 낮 최고기온은 37.6도로, 무덥기로 유명한 대구의 33.6도보다 무려 4도나 높았다.

이번 더위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형성된 기압계의 영향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하면서 기압계가 정체돼 장기간 지속되는 것이 원인이다.

22일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0일 대전의 낮 최고기온은 37.6도였다. 이는 역사상 가장 더운 여름으로 기록되고 있는 지난 1994년 7월 24일 낮 최고기온 37.7도(대전 전체 극값. 극값은 가장 높은 기온)에 0.1도 모자란 수치다.

올해 8월 들어 대전의 낮 최고기온은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는 33도 이상의 기온이 지난 1일과 2일을 제외하고 20일 간 유지되고 있으며, 폭염경보 수준의 35도 이상인 날은 무려 13일이나 됐다. 이 기간 열대야가 발생한 날도 무려 13일이나 됐다.

이 같은 더위는 서너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일본 동쪽 해상에 위치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보다 남북으로 강하게 발달하면서 한반도 주변 기압계의 흐름이 정체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 평년보다 3-5도 높은 뜨거운 바람이 한반도 상공으로 유입되고 있다.

또 한반도가 안정한 고기압의 영향권에 놓이게 되면서 구름발달이 억제돼 강한 햇볕이 구름을 거치지 않고 지표면에 닿아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정체된 기압계 흐름 속에 가열된 지상의 공기가 동쪽으로 이동하지 않고 장기간 머물고, 상층의 찬 공기가 한반도로 남하하지 못한 채 북쪽으로 향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무더운 날씨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대전지방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유지되면서 이 같은 날씨는 이번주 중반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주 후반부터는 기온이 조금 낮아지겠으나 평년보다 1-3도 높은 기온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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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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