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2명 유독가스 질식 사망·1명 의식 불명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20일 오후 청주시 흥덕구의 한 유제품 생산 업체에서 근로자 3명이 정화조 점검 중 가스에 질식돼 119구조대원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사진=청주 서부소방서 제공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20일 오후 청주시 흥덕구의 한 유제품 생산 업체에서 근로자 3명이 정화조 점검 중 가스에 질식돼 119구조대원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사진=청주 서부소방서 제공
[청주]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20일 충북 청주 한 공장에서 지하에 매설된 정화조에 들어간 40대 남성 2명이 유독가스에 질식 숨지고 1명은 현재 의식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인근에는 십수명의 공장 직원이 있었지만 안전장비나 구명줄조차 준비돼 있지 않았고 119 구조대조차도 유독 가스로 안전장비를 다시 챙기는 등 구조에 어려움이 있었다.

21일 청주흥덕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3시 20분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의 한 유제품 생산업체에서 이 공장 시설 담당 직원 권모(46)씨가 정화조에 들어갔다가 가스에 질식 의식을 잃었다.

권씨는 이날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는 정화조를 점검하기 위해 내부로 진입했다.

인근에 있던 직원 박모(44)씨와 금모(49)씨가 "살려달라"는 권씨의 비명을 듣고 안전장비 없이 구조를 위해 정화조에 들어갔다가 모두 질식했다. 정화조 밖에서 대기하며 이를 목격한 다른 직원은 사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닫고 119에 구조를 요청했다.

권씨가 정화조로 들어간 지 7분만에 벌어진 일이다. 최초 119구급대는 신고 접수 3분 만에 사고 현장에 도착했지만 안전장비를 갖춘 구조대는 10분 가량 후에 도착해 본격적인 구조가 시작됐다. 산소호흡기를 착용한 구조대원이 정화조 내부에 진입했을 때 권씨는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금씨와 박씨도 의식을 잃은 채 주저앉아 있었다. 권씨와 금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숨졌고 박씨는 대전의 한 종합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현재 의식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들어간 정화조는 입구가 지름 60㎝에 내부는 가로, 세로, 높이가 2m 가량이며 폭염으로 인분 등이 빠르게 부패하면서 발생한 유독 가스가 제대로 빠지지 않고 내부에 차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오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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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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