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경제인 10 권영철 한국철도시설공단 충청본부장

"안전하고 품질 좋은 철도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권영철 한국철도시설공단 충청본부장은 지난 1월 취임한 이후 본부 임직원들에게 품질과 안전을 강조하고 있다.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사고처럼 시설물의 노후화와 시설관리 미흡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를 방지하고 시설물의 기능과 성능을 유지하기 위한 재해 및 재난을 예방하는 등 시설개량을 체계화하고 있다. 충청본부 소관 시설물에 대한 안전관리는 물론 일반 고속철도 기반 시설의 유지보수체계를 확보해 열차이용객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철도변 급경사지에 재난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등급별 점검을 진행하고 점검 결과에 따라 우선 순위를 둬 개량공사를 진행하는 것도 충청본부의 몫이다. 안전관리 사각지대 제거를 위해 운행선 인접공사 등 안전관리위험지역 31곳에 상시모니터링을 위해 CCTV를 설치해 운영하는 등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임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권 본부장은 "최근의 사고들은 철도구조물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거푸집이 무너지는 등 본 구조물을 설치하기 위한 2차 시설물의 안전사고가 대부분"이라며 "본 구조물의 품질을 좋게 해서 안전사고가 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국민들이 직접 이용하는 본 구조물에 대한 품질을 높이게 되면 안전도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경북 영주가 고향인 권 본부장은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뒤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지난 1992년 공단에 입사했다. 수도권본부 건설처 토목궤도부장을 거쳐 토목설계부장, 기술본부 기술계획처장, 연설본부 건설계획처장, 감사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구조물 설계를 위한 시방서 분야에서는 공단 최고를 자랑한다. 특히 경부고속철도를 도입하던 1994년에는 프랑스 철도청 자회사인 SYSTRA 기술진들과 함께 실시설계를 전면 수정하는 역할을 맡아 성공적으로 경부고속철를 개통시키는데 일조했다. 경부고속철도에 대한 설계기준을 정립하는 등 고속철 구조물 설계를 위한 시방서를 마련했던 것.

권 본부장이 정립한 시방서는 현재 호남고속철, 수도권고속철 등의 기준이 되고 있을 정도다. 경부고속철 이전의 시방서는 대부분 일본 시방서를 그대로 모방한 수준이었다면 경부고속철 이후의 시방서는 국내 기술력이 결합된 시방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게 권 본부장의 설명이다.

그는 "철도대학도 나오지 않고 철도공단에 입사해서 경부고속철에 대한 설계기준을 정립하고 시방서를 만들었던 부분은 긍지로 남아 있다"며 "경부고속철 시방서를 개선하고 최적화해 중국 최초 사업에도 내가 작성한 제안서가 선정돼 사업을 수주하는 등 보람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고객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권 본부장이지만 기관간 업무 협조 등에서는 아쉬움도 있다. 지난해 사업실시계획 승인을 받아 추진한 대전역사 증축과정에서 일부 승강장을 이용객들의 안전과 예상낭비를 방지하기 위해 우선 시공했으나 구청에서 해당 시설물을 건축법을 위반한 건축물로 간주 2억 원에 달하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한 것.

권 본부장은 "현재 대법원에 상고 중이지만 이용객의 불편해소와 역사 증축이 원활하게 추진 될 수 있도록 고발 취하 등 대승적 차원에서 해당 구청의 이해가 필요한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시간이 날 때 마다 등산을 즐긴다는 권 본부장에게는 업무와 관련된 목표와 개인적 목표가 있다. 업무 목표는 취임 이래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던 안전사고를 임기 끝까지 지켜내는 것이다. 공단을 떠난 뒤 후배들을 위해 책을 집필하는 개인적 목표도 있다. 이를 위해 권 본부장은 1994년부터 1998년까지 경부고속철도에 쓰인 시방서를 모두 모아뒀다. 여러 부서를 옮겨 다니면서 관련 자료들을 모은 권 본부장은 건설에세이를 내 성공한 사례와 실패한 사례를 들어 후배들이 실패하지 않도록 도움을 주는 게 꿈이다. 그는 "안전사고를 예방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철도를 만드는 게 목표"라며 "개인적이지만 후배들과 국내 철도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책을 집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권 본부장은 이어 "국민 세금을 통해 만들어지는 철도가 안전하고 품질 좋은 철도가 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며 "이런 철도를 이용하는 국민들도 철도인들의 노고를 알아주고 철도를 많이 사랑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상준 기자

▶철도시설공단 충청본부는 3처 11부로 구성됐으며 국유재산을 관리하고 준공재산의 국가귀속과 인계, 용지 감정평가와 보상금 결정, 계약 체결을 담당하고 있다. 또 고속·일반철도 시설개량과 건널목 입체화 사업을 시행하고 열차운행선 시설물 점검과 유지관리 업무도 맡고 있다. 고속과 일반철도 건설사업의 시행계획 수립과 관리, 각종 인허가와 용역관리, 건설현장 품질, 안전, 환경관리 등도 충청본부의 대표적인 업무 중 하나다. 대표적인 건설사업으로는 오송-목포를 잇는 호남고속철도 사업과 경부고속철 2단계 사업인 대전도심권 18.2km 구간의 고속철도 건설 및 철도변 정비 사업, 서해선인 홍성-송산간 복선전철 신설 사업, 장항선 개량 2단계 구간 32.4km 직선화 개량 사업 등 국토의 중심축인 철도건설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이밖에 서창과 오송, 오송기지를 잇는 13km의 종합시험선로 구축도 2018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충청본부는 종합시험선로 구축 사업을 통해 궤도와 신호 등 철도 핵심분야의 국제적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체계적 성능검증으로 해외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철도시설공단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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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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