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할 4차 산업혁명을 생각하면 필자는 인연(因緣)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최신 기술과 `인연`이라는 단어가 쉽게 연결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새롭게 개척되는 산업들이 모두 연결성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사물인터넷, 커넥티드카, 스마트팩토리 등은 다양한 장치들이 인터넷과 연결되어 지능적으로 정보를 교환·분석하여 필요한 결과물을 내놓는 관계의 기술들이다. 또한, 인연에는 `사람들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 `어떤 사물과 관계되는 연줄`이라는 뜻이 있으니, 최근 산업 경향을 관통하는 적절한 단어가 아닐까?

기차역이 사람들 사이의 인연의 길목이었듯, 오늘날 사람이나 사물 등을 편리하고 매끄럽게 맺어주는 것을 플랫폼(platform)이라 한다. 우버(Uber)는 차량 운전자와 승객을 스마트폰으로 맺어주는 서비스이다. 2009년 설립되어 현재 전세계 480여 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기업 가치는 포드를 넘어선다. 집을 가진 현지인과 숙박객을 인터넷으로 맺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어비앤비(airbnb)도 있다. 이 기업은 191개 나라에 2백만개 이상의 숙소를 확보하고 있으며, 기업 가치는 세계 최대의 호텔체인 힐튼을 상회한다.

그 밖에도, 다른 정보들과 관련 높은 순으로 검색 결과를 제공하여 성공한 구글, 가입자들을 친구로 맺어주며 성공한 페이스북의 사례는 말할 것도 없다. 싸이의 뮤직비디오 `강남스타일`이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조회수 26억 뷰의 사랑을 받은 것도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 덕택이다. 이들 플랫폼이야말로 창조경제로 성공한, 인연의 대가(大家)들이다.

특허청도 인연의 대가(大家)로 인정받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발명가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적절한 투자자와 생산자를 만나 소비자에게 온전히 도달하도록 인연을 만들어 가는 것. 필자는 이것이 창조경제 성공을 위한 특허청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특허청은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쉽게 연결될 수 있도록 IP 창조 Zone,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전문가 상담 및 창업 프로그램 연계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투자·평가 기관이 지식재산의 가치를 보는 안목을 키울 수 있도록 특허정보 빅데이터를 개방하고, 지식재산 펀드를 조성하여, 우수한 지식재산을 가진 기업이 재원을 원활히 확보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아울러 대학, 연구소에서 애써 만든 특허가 기업과 만나 요긴하게 쓰일 수 있게 지식재산정보거래시스템(IP-Market)과 같은 거래망을 구축하고, 수요 기업을 발굴·매칭시키기 위한 다양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요즘 영국의 EU탈퇴, 국내산업의 구조조정 등 대내외 경제 여건이 심상치 않다. 그러나 좋지 않은 국·내외 상황을 극복하고 형세를 바꾸는 실마리 역시 인연에 있지 않나 싶다. 특허청은 우리 국민과 기업들이 좋은 `지식재산 인연`을 맺어 나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다.

이영대 특허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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