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을 잘 영위하던 건강한 사람이 갑자기 사망할 경우 돌연사 했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원인이 되는 질병이 나타난 후 1시간 이내에 사망하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이런 돌연사의 주범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심장질환이다. 최근 심장질환 중에서도 협심증, 심근경색 등의 허혈성 심장질환 혹은 관상동맥질환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이는 인구의 노령화, 스트레스, 운동부족, 식생활의 변화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관상동맥질환인 협심증에 대해 김정경 대전선병원 심장내과 과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의 차이는=협심증이란 동맥경화에 의해 관상동맥이 좁아져 심장으로 피가 잘 흐르지 않게 됨에 따라 가슴에 통증을 느끼는 질환이다.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잘 알려진 심장질환이지만, 이 둘을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

협심증은 혈액공급이 원활하지 못함에 따라 가만히 있을 때에는 괜찮다가도, 계단을 오르거나 무거운 짐을 들고 걷거나 과식한 후 심장근육이 일을 많이 해야 함으로 인해 가슴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 심근경색은 가만히 움직이지 않고 쉬고 있어도 가슴통증이 사라지지 않고 지속된다. 관상동맥 안에 혈전이 쌓여 어느 날 갑자기 혈액공급이 완전히 차단되기 때문이다.

관상동맥은 심장근육의 수요에 맞춰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인데, 거기에 기질적 또는 기계적 협착이 일어나면 일시적으로 혈액의 수요와 공급 균형이 깨져 협심증이 발생한다. 그러나 곧 하던 일을 중지하고 안정을 취하면 본래대로 균형적인 상태가 되어 가슴통증이 사라진다.

이는 심장근육의 산소수요량 증대에 의한 것으로, 2차적 관상동맥부전에 의한 협심증이다. 관상동맥이 연축(1회의 자극으로 근육이 오그라들었다가 이완되어 다시 본래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과정)을 일으켜 생기는 협심증은 1차적 관상동맥부전에 의한 것이다.

◇가슴 중앙부위 옥죄는 듯한 통증 나타나=일반적으로 알려진 협심증의 원인은 과다한 운동, 흥분, 과식 등이며, 흡연,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당뇨병, 비만, 노령, 유전적인 심장병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이 위험요소들에 따라 앞으로 10년 내 심혈관 질환이 올 가능성이 15-30% 이상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신체 검진으로 자신에게 이런 요소들이 있는지 미리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안정 상태에서는 심장근육의 산소 필요량이 적기 때문에 관상동맥이 약 50%가 막힐 때까지도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고 지낸다. 50% 이상 막힐 경우 비로소 협심증 증세가 나타나게 된다. 대체로 숨이 멈출 것 같이 가슴을 쥐어짜는 통증이 느껴지며, 가슴을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이 따가운 증상을 느끼기도 한다. 또한 조이는 느낌, 뻐근함, 무거운 것으로 눌리는 압박감, 터지는 느낌, 답답함, 화끈하게 달아오르는 느낌도 든다.

증상을 일으키는 부위는 주로 가슴 중앙부위이다. 이 부위에 옥죄는 듯한 통증이 오게 되는데 고통의 정도가 매우 심각하여 `곧 죽을 것만 같다`고 표현되기도 한다. 통증은 왼쪽 앞가슴, 목 부위, 윗배 등에도 발생할 수 있다. 통증 시간은 수초에서부터 보통 2-5분 정도 오며 길게는 20분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철저한 관리와 심장혈관 정밀검진으로 위험예방=협심증은 우선 전문의에게 증상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단을 위해서는 심장혈관 정밀검진이 필수적이며, 심장 협착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 운동부하 심전도 검사나 관상동맥 CT, 심장초음파와 관상동맥 조영술을 추가로 실시하기도 한다.

나이가 50세 이상, 당뇨와 고혈압 둘중 한가지 병이라도 갖고 있거나, 고지혈증과 고콜레스테롤이 있다면 반드시 심장혈관 정밀검진을 받아봐야 한다. 최근에는 간단한 혈액검사와 앞서 이야기한 CT를 통해 빠르게 진단이 가능하며, 이상이 발견되더라도 간단한 시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먼저 시술에는 `관상동맥확장성형술` 또는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이 있다. 이는 관상동맥에 관을 삽입하고 가는 철사를 통해 막힌 혈관 부위를 풍선이나 스텐트로 확장시키는 방법이다. 수술과 달리 마취를 하지 않아도 되고, 회복 기간이 짧으며 흉터가 남지 않아 최근 협심증 치료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협심증이 심할 경우에는 `관상동맥 우회술`을 시행하게 되는데, 좁아진 부위를 우회하여 대동맥과 관상동맥을 이어주는 수술이다. 대부분의 협심증 환자는 적어도 몇 년 전부터 소리 없이 내재된 위험요소들을 조용히 키워오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협심증의 치료 및 예방을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동맥경화를 촉진, 악화시키는 위험 인자를 제거하고 치료하는 일이다. 즉,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금연을 해야 하며, 고혈압이 있으면 치료를 하고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동물성 지방의 섭취를 가급적 피해야 한다. 또한 비만증이 있는 경우에도 적절한 운동과 음식물 섭취를 줄여서 체중을 감소시켜야 하며, 규칙적인 운동과 휴식으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운동은 유산소적 운동인 걷기, 조깅, 등산, 수영, 트레이닝 등을 하는 것이 협심증의 관리에 좋다. 운동의 강도는 아주 약하게 시작해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여서 운동을 하다가 서서히 강도를 낮춰야 하며, 시간은 20-30분 정도, 빈도는 일주일에 3-4회 정도가 적당하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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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김정경 대전선병원 심장내과 과장
도움말=김정경 대전선병원 심장내과 과장

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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