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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칼럼] 해외 상표도용방지 선출원 (先出願) 전략

2016-08-04기사 편집 2016-08-04 06: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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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강경찬 특허법인 케이투비 대표변리사

2007년 여름, 고객의 요청으로 현지인에 의해 도둑맞은 상표를 되찾기 위해 일주일간의 중국출장을 간적이 있다.

그 당시 고객은 국내에서 400 여개의 식당체인점이 있는 꽤 알려진 업체로 2008년 북경올림픽에 즈음해 한류음식 전문식당을 북경, 상해 등에 개설하기 위해 많은 투자와 준비를 해왔다. 그러나, 정작 중국현지에서 사용할 자기의 고유상표를 중국에서 미리 확보하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즉, 고객의 상표를 중국현지인이 선등록 해 상표권을 선점해버렸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관계기관을 통해 상표를 돌려 받는 길은 너무 멀고, 현지에서 개업할 날짜는 코앞으로 다가와 이러지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필자는 중국현지로 가서 브로커를 어렵게 찾아 내어 5차례의 긴 협상을 했다.

협상의 관건은 적은 돈으로 상표권을 돌려 받으려는 우리 측과 선점을 미끼로 큰돈을 받아내려는 상대측과의 싸움이었다.

결국 그 협상은 마무리되어 상표를 권리이전 받게 되었다. 이와같이 어려운 과정을 거쳐 자기의 고유상표를 대형간판에 사용하고 또 집기, 광고물 등에 표기하는 등 식당오픈식을 가졌던 기억이 있다.

최근 특허청의 발표에 의하면 중국에 한류바람이 불면서 국내 업체들의 상표도용 피해도 더욱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드라마가 중국에서 방영될 때 드라마에 등장한 상품의 브랜드를 현지인들이 보고 이를 중국특허청에 상표출원을 해버린다는 것이다. 올 5월까지 중국에서 선점 당한 국내상표가 1000개가 넘고 피해업체도 600여개사에 이른다고 한다. 예를 들면 '네네치킨', '설빙', '김밥천국', '횡성한우', '교촌치킨'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는 것이다.

이와같은 일이 벌어지는 주된 요인은 우리나라, 중국 등 대부분의 나라가 상표법상 선사용(先使用)주의가 아니라 선출원(先出願)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용상표의 등록방지를 위한 예외적인 법규는 있지만 먼저 출원한자에게 우선권을 주는 것이 원칙인 만큼, 뒤늦게 출원한자는 그만한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것이다.

최근 특허청은 '한-중 상표분야 청장급 회담'을 통해 악의적인 상표브로커 해결을 위해 상호간 적극 협력키로 하는 발표를 했는데 이에 대해 필자는 누구보다 반가운 마음이다.

그러나, 이와같은 정부의 정책적, 외교적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고 내가 꼭 필요할 때 손에 쉽게 와 닿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가장 믿을 수 있고 확실한 것은 우리 기업 스스로가 미리 미리 해외에 선출원 전략을 펼치는 것이다. 즉, 자기상표가 국내에 어느 정도 알려지는 단계라면 향후 진출의사가 있는 나라에 지체 없이 출원을 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해외에서 상표를 도용당해 뒤늦게 후회하는 우리 기업들이 더 이상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상표의 해외 선출원은 기업입장에서 볼 때 매우 부가가치가 높은 투자라는 사실을 생각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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