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뼈 속 염증으로 농이 차는 질환 내비게이션·풍선 수술로 간단히 치료

김종엽 건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김종엽 건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우리가 축농증이라고 부르는 부비동염은 얼굴뼈 속의 `부비동`이라고 하는 공간에 염증이 생겨 점막이 붓고 농이 차는 질환을 말한다. 이 같은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만성 부비동염이라고 한다. 만성 부비동염은 부비동의 입구를 막는 해부학적 이상, 알레르기비염과 같은 염증성 질환 등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흔히 물혹이라고 불리는 비용(비강 폴립, nasal polyp)을 동반하는 경우 부비동 점막 전반에 걸쳐 염증과 부종이 심한 경우가 많다. 또 아스피린 같은 소염진통제에 대한 과민반응이나 기관지 천식을 동반하는 수도 있다. 전형적인 자각증상으로는 코막힘, 끈적한 콧물, 후비루, 후각장애, 만성기침, 두통 등이다.

그러나 이 중 한두 가지 증상 만을 유발할 뿐이어서 본인 자신도 만성 부비동염을 갖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진단은 환자의 병력과 비강내시경 검사를 포함한 신체검사 소견, 그리고 방사선검사 소견 등을 종합해서 이루어진다. 치료로는 약물 요법과 식염수 등을 이용한 코세척 등 보존적 요법이 우선이지만 이 같은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만성 부비동염에 대한 수술은 기본적으로 피부 절개 없이 내시경을 이용한다. 코 안의 구조를 교정하고 부비동 입구부위의 병변을 제거해 부비동이 잘 환기되도록 해 줌으로써 병든 점막이 정상으로 회복되도록 돕는 기능적인 치료법이다.

이러한 `부비동 내시경수술`은 내시경 기술 및 전산화단층촬영(CT)과 같은 영상 기술의 발전과 수술법의 표준화에 힘입어 대학병원 및 이비인후과 의원에서 보편적으로 시행되며 환자 상태에 따라 국소 혹은 전신마취 하에 진행된다. 수술 후에는 출혈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지혈을 위해 패킹을 삽입한다. 비흡수성 패킹은 수술 후 하루나 이틀 정도 후에 제거하게 되며, 이때 통증이나 출혈이 있을 수 있다.

근래에는 보다 안전한 수술을 위해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부비동 내시경수술에 도입되고 있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수술 전 촬영한 CT 정보를 이용해 수술 중 의사로 하여금 현재 수술하고 있는 곳이 어디인지를 1㎜ 내의 오차 범위 내에서 정확하게 알려준다. 특히 재수술이나 종양 제거술 등 정밀한 수술이 필요할 때 큰 도움이 된다. 2014년 12월부터는 이러한 내비게이션 장비 사용에 대해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돼 많은 환자들이 보다 적은 비용 부담으로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

또 최근에는 풍선을 이용해 간단히 부비동의 입구만을 넓혀주는 `풍선카테터 부비동 확장술 (balloon sinuplasty)`이라는 새로운 치료법도 도입됐다. 이 방법은, 기존 수술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지만, 일부의 환자에서 정상적인 비강 및 부비동 안의 구조물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좁아진 부비동 입구 부위 만을 선택적으로 넓힌다. 수술시간과 수술 후 회복기간을 단축시키고 수술로 야기될 수 있는 통증이나 출혈도 감소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단, 기존 수술에 비해 고비용이 드는 문제가 있는데 지난해 12월부터는 국민건강보험 적용 등으로 비용 부담도 다소 줄어들었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전희진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