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의 충격 클라우스 슈밥 외 26인 지음·포린어페어스 엮음 김진희, 손용수, 최시영 옮김·정재승 감수 흐름출판·322쪽·1만6000원

지난 달 27일, 미래학의 대명사로 불리우던 `앨빈 토플러`가 사망했다. `제3의 물결`이라는 책을 펴내면서 제 1의 물결을 농업혁명, 제 2의 물결을 산업혁명으로 규정 짓고 앞으로 사회는 정보화사회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미래를 예측했다. 당시가 1980년이었다.

그의 예견대로 점차 사회는 정보화, 서비스의 시대로 급격히 변모했다. 소비자가 직접 생산에 참여하는 `프로슈머(Prosumer)`란 말도 처음으로 언급됐다. 30년 이상이 지난 지금, 현재의 세계는 어떤 물결을 맞이하고 있을까.

올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의 주제는 `4차 산업혁명의 이해`였다. 다가올 미래가 아닌 이미 시작된 현실이라 규정했다. 제4의 물결이다. 이것의 실체는 무엇인지,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대비해야 할지 인류의 절박한 심정을 같이 고민해보자는 취지였다.

책은 다보스포럼이 열리기 직전인 지난해 12월 세계 최고의 전문가 27인의 견해를 묶었다. 미국외교협회에서 발간하는 권위적인 경제매체 `포린 어페이스`에 기고된 기사들이다. 책은 4차 산업혁명을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디지털 전문가들의 생생한 육성을 통해 첨단기술의 현황, 당면과제, 기회와 위협, 전망과 해법을 심도있게 들려주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위협, 부작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문제를 정의하며 대안을 탐색한다.

예를 들어, 컴퓨터 연산능력의 향상은 사무직원들을 급속도로 도태시켜 왔으며 인공지능의 발전은 다수의 전문직종을 위협할 것이라 내다본다. 또 산업용 로봇, 지능화된 공장 제어 시스템은 제조업체 종사자의 대량해고를 예고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즉, 기존의 사회안전망이 점차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이 산술급수적이 아닌 기하급수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인공지능, 로봇공학,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차량, 3D프린팅, 양자컴퓨팅 등 분야별 첨단기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융합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것. 이로 인해 기존의 산업체계를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는 한편 4차 산업혁명이 주는 풍요로움으로 인해 기대 또한 크다고 피력한다. 우리나라도 지난 28일 국회에서 `제4차 산업혁명 포럼`을 창립했다.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하고 경쟁력을 쌓겠다는 얘기다.

제4차 산업혁명은 기회의 발판이며 미래를 위협하는 `계륵`으로 평가된다. 정부의 역할은 어떻게 해야 바람직한 것인지, 경제인들은 어떠한 방향으로 추진전략을 삼아야 할지 메시지를 던져 준다. 이미 중국, 덴마크, 독일은 그린에너지 혁명으로 목표를 정하고 이를 위한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프리카조차도 디지털 보급이 빨라지면서 세계적 장벽이 허물어져 다양한 사회개혁에 뛰어들고 있다. 과연 제4차 혁명을 바라보는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디지털 선구자 27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본다.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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