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예일유치원 박시율 어린이 '박동진 판소리' 유아부 장원 차지

"조통달 선생님처럼 멋지고 발림도 잘하는 판소리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지난 23일 막을 내린 제 17회 박동진 판소리 명창·명고대회 판소리 유아부에서 장원을 차지한 대전 예일유치원 박시율 어린이<사진>는 수상 후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대전의 판소리 꿈나무인 박시율 어린이는 본선대회 유아부 마지막 순서로 참가해 춘향가 중 이별대목을 구슬프게 불러 심사위원과 관객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았다.

중등학교 음악교사이자 피아니스트로 활동중인 엄마의 영향으로 처음 판소리를 접한 박시율 어린이는 김양숙 박동진 판소리전수관 관장의 지도아래 6개월도 안돼 실력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판소리는 김 관장이 소리하는 것을 카메라로 찍고, 소리를 녹음기로 담아 보고 들으면서 가사를 외웠다. 부모도 든든한 지원군이 돼 줬다.

박시율 어린이는 "아빠가 도서관에서 춘향전 책도 빌려주시고 엄마와 춘향이, 몽룡이, 향단이 그림을 같이 그리면서 외웠더니 금방 외워졌다"며 "대회 준비하는 동안 이가 흔들려 아팠지만 발음이 샐 것을 걱정해 꾹 참았는데, 큰 상을 받아서 너무 좋다"며 기쁨을 나타냈다.

이어 그는 "대회가 끝나고 앙코르 공연을 했을 때 북을 쳐주신 고수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못해 아쉬웠다"며 "이 자리를 빌어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다"며 어린이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일곱 살 어린이답게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모습도 발산했다.

판소리의 대가이자 인간문화재 5호 조통달 명창을 좋아한다는 박시율 어린이는 "조통달 할아버지가 대회전날 공연에서 토끼랑 거북이 나오는 소리를 들려주셨다"며 "토끼가 간을 안 뺏기려고 개, 소, 말 흉내내는 곳이었는데 정말정말 재미있었다"고 어린이다운 면모를 드러내보였다. 뛰어난 자녀 뒤에는 말없이 뒷바라지하는 부모가 있는 법. 아버지 박상현 씨는 "아이를 상대로 보상을 받으려고 하기보다는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주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집에 TV가 없어 대중매체를 접할 기회가 없다 보니 아이가 처음 접한 판소리에 체화된 것 같다. 앞으로도 강요보다는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찾아 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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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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